올해 서울 최고경쟁률 보인 래미안 원펜타스 이어 청담르엘도 사이버홍보관만 운영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분양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과거 코로나 시절 대면접촉을 피하기 위해 마련했던 사이버 견본주택을 다시 홍보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굳이 견본주택을 보지 않아도 다수가 청약할 만한 알짜 입지나, 확실한 시세차익이 보장돼 청약수요가 운집할 곳이거나,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곳들 위주로 사이버 홍보관만 운영하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청약 절차에 돌입하는 청담르엘 사업장 견본주택을 개관하지 않았다. 대신 이달 초부터 사이버 홍보관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주변으로는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 영동대로 등 광역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또한 최근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특장점을 지녔으며, 인근에는 청담근린공원, 봉은사 등 녹지와 공원이 풍부해 쾌적한 생활환경이 가능하다.
교육 환경 또한 우수하다. 도보권에 봉은초, 봉은중이 있으며, 경기고, 영동고 등 명문 학군에 대치동 학원가도 인접해 있다. 그런데 투기과열지구인 강남구에 위치해 있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보다 저렴해 청약 운집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청담르엘 전용 84㎡ 분양가는 25억457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인근 청담 자이 동일 평형이 이달 32억9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7억원 정도 저렴한 분양가다.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홍보관만 운영하는 사례는 코로나 때 잦았다. 이후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주택시장도 예전처럼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했다. 그 와중에도 일부 완판에 자신이 있는 사업장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사이버 홍보관을 택한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고,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45가구에 불과해 굳이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게 시공사 측 설명이다. 또한 지난 7월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에 나선 래미안 원펜타스도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당첨 시 1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만큼, 굳이 고비용을 들인 현장 홍보관이 필요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이버 견본주택 만으로 분양을 했음에도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526.6대1에 달했다. 이밖에 올해 3월 분양에 나서 완판을 달성한 경기 성남시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도 일반분양 물량이 74가구에 불과해 견본주택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나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사이버 홍보관 만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있다”며 “굳이 견본주택을 보지 않아도 수요가 몰릴 조건을 갖춘 사업장에서 이같은 선택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서울 분양사업장이 평균경쟁률 세자릿수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고,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은 저하되고 있는 만큼 사이버 주택전시관을 택하는 사업장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