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정보, 대형마트·전통시장 차례상 비용 조사
해마다 역대 최고치 경신···올해 이례적 가격 내려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차례상 품목 비용은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가운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가격이 내려 주목된다.
14일 한국물가정보가 추석을 3주 앞두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차례상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차례상 비용이 대형마트는 9120원(2.3%) 내린 39만4160원, 전통시장은 전년 대비 6500원(2.1%) 내린 30만2500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차례상 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해 여전히 높지만,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던 가격이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과일과 축산물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채소 가격은 올랐다. 지난해 차례상 가격 상승 주범이었던 과일 가격은 크게 하락했고, 오름세를 보였던 쌀과 가공식품, 공산품 가격은 내렸다.
한국물가정보는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이지만, 지난해 가격 방어의 일등 공신이었던 채소류는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폭염, 태풍 등 변수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농산물 작황이 좋아 가격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과일·견과류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냉해, 병해로 인한 피해가 적어 작황이 양호했다.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없어 햇상품 공급이 원활했다. 또 최장 열대야를 기록할 정도로 폭염이 이어졌지만 일조량이 풍부해 올해는 출하 시기가 약 1~2주가량 앞당겨졌다. 특히 과일류는 추석까지 차례상 품목인 사과, 배뿐 아니라 선물용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샤인머스캣과 포도, 단감 등 전반적으로 출하량이 늘어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축산물류는 더운 날씨 탓에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과 ‘복 시즌’에도 큰 수요 증가가 없어 전년 대비 약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차례상에서 쓰이는 닭고기는 평소 먹는 1㎏정도의 육계가 아닌 1.5㎏ 내외의 제수용 닭을 쓰는데, 키우는 시기가 오래 걸리는 만큼 지난 장마 기간 집중호우, 폭염으로 인한 폐사 영향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수산물·과자·주류 등은 올해 벼가 여름 기간 집중호우, 긴 폭염 등으로 생육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비교적 양호한 기상, 태풍 피해가 없어 전년 대비 수확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산물류에서 지난해보다 양호한 생육환경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며 다시마 가격이 내렸다.
지난해 차례상 물가 방어에 크게 일조했던 채소류는 올해 이른 추석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는 여름이라는 시기적 요인, 긴 폭염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태풍 피해는 크게 없었지만 장마 후 이어진 폭염으로 생육환경이 좋지 않아 뿌리나 잎이 쉽게 녹아내리거나 썩는 등 생육이 부진했다. 여기에 무더운 날씨에 작업량마저 줄어 공급량이 감소했다.
특히 배추의 경우 알이 차올라야 하는 시기에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며 속이 썩어 높은 품질의 상품을 찾기 어려워 가격이 올랐다. 무 역시 고온다습한 환경에 속이 무르게 되며 상품성이 낮아졌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12일 빠르며, 평년에 비해서도 이른 추석이라 햇상품들의 수확시기가 앞당져지고 있다”면서 “여름 기간 폭염이 극심했으나 다행히 냉해나 병해, 태풍 피해가 크게 없었고 일조량도 풍부해 추석이 다가올수록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아직은 폭염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고 햇상품 생산량도 적어 더위가 한풀 꺾이고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후 가격대가 안정되고 나서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10월1일 국군의날 임시공휴일 지정과 동시에 추석 차례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요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