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 "자가질환 약, 연내 그레이브스병 3상 개시"
바토클리맙 2상 결과 및 'HL161ANS' 3상 계획 공개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가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상 계획과 결과를 공개했다. 향후 그레이브스병 치료제로 상업화를 추진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뮤노반트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바토클리맙(IMVT-1401)' 그레이브스병 임상 2a상의 데이터 결과를 발표했다. 또 두 번째 항체 HL161ANS(IMVT-1402)의 임상 3상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성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7년 이뮤노반트 모회사인 스위스 '로이반트 사이언시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바토클리맙과 HL161ANS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당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4억5250만달러(약 6081억원)로 정했는데, 이는 3상이 시작되면 지급되는 금액이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바토클리맙은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에서 혈중 항체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시험은 기존 약물인 항갑상선 치료제(ATD)로 조절되지 않는 그레이브스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12주동안 매주 680mg의 고용량 바토클리맙을 맞았고, 그후 저용량(340mg)의 저용량 바토클리맙으로 바꿔서 투약했다.
임상 결과 처음 12주 후 참가자들의 평균 항체는 77% 감소했다. 환자 중 76%는 항갑상선 치료제의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갑상선 기능이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56%의 환자는 항갑상선 치료제를 중단하고도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됐다.
저용량으로 전환해 치료를 이어간 결과, 평균 혈중 항체 감소율은 65%, 반응률은 68%를 기록했다. 시험 종료 시점에 혈중 항체 수치가 70% 이상 감소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항갑성선 치료제를 중단할 확률이 3배 높게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 연간 그레이브스병을 앓는 환자들 중 25~30%가 항갑상선제로 충분한 조절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토클리맙 임상 2상을 통해 혈중 항체 감소와 치료 반응률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뮤노반트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HL161ANS의 그레이브스병 임상 3상을 연내 개시할 예정이다. FDA로부터 바토클리맙이 아닌 HL161ANS로 물질을 교체해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허가를 받았다. HL161ANS는 바토클리맙을 보완한 후속물질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레이브스병 적응증 임상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승인될 경우, 전 세계 최초 신약으로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레이브스병은 아직 치료제가 없고 경쟁사 아제넥스 또는 J&J이 타깃하지 못하는 적응증이어서 동종계열 내 최초, 최고 약물이 기대된다”면서 “한올바이오파마의 상업화 전 단계 임상으로 진입이 FDA로부터 승인된 만큼 향후 적응증 확장 계획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