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항암제 전문조직 ‘온콜로지 프랜차이즈’ 발족···해외 신약 도입과 항암신약 개발 병행
약가작업 빅시오스, 11월 출시 전망···담도암약 페마자이레 암질심 통과, “급여화 전망 밝다”
미국 파트너사와 담도암 신약 2/3상 진행···비소세포폐암 치료제와 표적항암치료제도 개발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항암제 사업을 본격화한 한독이 도입신약 출시와 항암신약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도입신약 2개 품목 출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담도암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성과 여부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지난 2021년 말 항암제 전문 마케팅영업 조직 ‘온콜로지 프랜차이즈’ 사업부를 발족시켰다. 사업부는 이전 항암제 마케팅이나 영업을 경험했던 인력을 모아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항암제 사업을 본격 추진하려면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주축으로 한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보령 등 소수 제약사만 항암제 전문조직을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한독은 도입신약 중심의 항암제 허가와 급여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국내 시장에서 급여 출시를 위한 조치였으며 최근 일부 성과를 도출했다. 우선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빅시오스리포좀주(성분명: 다우노루비신+시타라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초순 개최한 2024년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기간이 60일인 점을 감안하면 11월 출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재즈 파마슈티컬’이 개발한 빅시오스리포좀주는 ‘성인에서 새로 진단 받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 또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치료’를 위한 사용이 가능하다.
이같은 약평위 결정에 이어 같은 달 하순 심평원이 개최한 2024년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한독의 담도암 치료제 ‘페마자이레’에 대한 급여기준을 설정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범위 설정을 심의하는 기구”라며 “암질심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된 항암제는 통상 6개월 가량 이후 약평위에 상정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인데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생긴 암이 담도암이다. 지난해 4월 허가 받은 페마자이레는 1회 이상 전신치료를 받은 성인에서 섬유아세포성장인자 수용체 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존재하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한 달 사이 한독의 항암제 2개 품목이 잇달아 급여 판정에 유리한 고지를 밟은 것이다.
특히 이번 페마자이레 급여기준 설정은 담도암 치료제 급여화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담도암은 그동안 1차 요법 실패 시 표준화된 2차 요법이 부재해 다양한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라며 “2010년 구축된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이 1차 표준치료로 활용되다가 여기에 ‘임핀지’를 추가한 요법이 생존율을 높이며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기준 전체 담도암 5년 생존율은 28.8%로 집계됐다. 췌장암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낮은 생존율이 감안된 것인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최근 암질심에서 담도암에 대한 인식이 일부 바뀌는 추세이고 결국 페마자이레가 암질심을 통과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독이 담도암 치료제에 공을 들이는 흔적은 신약개발에서도 확인된다. 한독의 미국 파트너사인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지난달 초순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HDB001A(CTX-009)’ 임상 2/3상으로 계획된 150명 환자 등록을 완료한 것이다.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한독이 진행한 한국 임상 2상을 토대로 미국에서 임상 2/3상인 COMPANION-002를 진행한다.
COMPANION-002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HDB001A(CTX-009)와 파크리탁셀의 병용요법과 파크리탁셀 단독요법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다. 한독은 COMPANION-002 결과를 HDB001A(CTX-009)의 국내 허가를 위한 임상 데이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도입신약과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한독이 담도암 치료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혁신적 항암제를 국내 환자들에게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시기적으로 적합하며 의료계나 약계 이슈와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독의 항암제 개발은 초기로 분석되지만 대외적으로 인정 받는 부분도 파악된다. 회사의 비소세포폐암 신약개발 연구과제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글로벌산업기술협력센터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BNJ바이오파마,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이 공동 참여하는 비소세포폐암 신약개발 과제에서 한독은 표적단백질 분해 치료제와 항체결합 표적단백질 분해 치료제의 두 가지 신약을 개발할 방침이다.
한독이 주력하는 또 다른 신약후보물질은 표적항암치료제 ‘HL5101’이다. 2015년 연구를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현재 CMG제약과 공동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을 완료한 HL5101은 2021년 5월 AUM 바이오사이언스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결국 한독이 도입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와 담도암 치료제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잇달아 출시가 예상된다. 신약개발은 담도암 치료제와 표적항암치료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대상으로 진행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