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금리 16% 이상 카드론 이용회원 비중 68.89%
지난해 말 대비 20%p 이상 확대
“고금리 대출 수익성 높지만 연체 위험도 높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우리카드에서 카드론을 이용하는 회원의 약 70%가 연 16% 이상 고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자 이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에서 16% 이상 고금리를 적용받는 카드론 이용회원 비중은 평균 46.79%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7월 우리카드 카드론 이용자 중 연 16% 이상 금리를 적용받은 회원 비중은 68.89%에 달했다. 카드론 이용자 10명 중 7명가량이 저신용 차주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해당 비중이 45.51%였던 것과 비교하면 저신용자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고금리 차주 비중이 늘어나면서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도 상승세다.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5.79%로 지난해 말 14.47%에서 1.32%포인트 올랐다. 7개 카드사 중 평균금리가 15%를 넘는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는 최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카드론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카드 카드론 잔액은 3조7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9776억원) 대비 24.9% 증가했다. 이는 7개 카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카드론 증가에 힘입어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1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819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대출성 자산이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카드론은 수익성이 높지만 평균금리가 14%대로 높은 탓에 잔액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부실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높다.
올해 2분기 기준 우리카드의 실질 연체율은 2.41%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다. 1분기(2.28%)와 비교하면 0.13%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 이용회원 비중이 높다는 건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우리카드가 저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카드론을 많이 취급했단 의미”라며 “저신용 차주의 경우 연체 가능성이 높은 탓에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우려가 크고 이는 장기적으로 금융사 신용등급 하락의 요인이 돼 조달비용 증가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로 수익성에 여유가 없는 카드사들이 고금리 대출 취급을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며 “금리가 높으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고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하는 회원들은 대부분 저신용 차주이기 때문에 연체 발생으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는 등 위험 관리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