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교과서 도입 앞두고 스마트기기 보급 경쟁 치열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각사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각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두고 KT와 LG 계열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간 이 시장에선 KT가 대부분 사업을 수주해 왔지만, 최근 들어 LG 계열의  LG헬로비전과 LG유플러스가 KT의 아성을 넘보는 모양새다. 교육청별로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 가능성이 남아 있단 점을 고려하면 향후 사업자 간 수주전은 심화할 전망이다.

9일 조달청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컨소시엄은 지난달 LG헬로비전 컨소시엄을 제치고 울산시교육청이 발주한 ‘2024년도 학생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울산시교육청이 ‘1인 1스마트기기’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년간 528억원의 예산을 들여 스마트기기 6만8814대와 충전함 2763대를 학교에 보급했다. 올해 사업금액은 150억4313만원에 달한다.

◇ KT, LG헬로비전 제치고 울산교육청 사업 수주

조달청에 따르면 KT 컨소시엄은 종합평점 95.3563점(입찰가격점수 10점, 기술평가점수 85.3653점)을 받으며, 92.4892점(입찰가격점수 9.6628점, 기술평가점수 82.8264점)을 받은 LG헬로비전을 앞섰다.

KT와 울산시교육청 간 업무협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T와 울산시교육청은 2022년 울산형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및 인재양성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KT는 ▲디지털 시민의식 강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융합 ▲내가 만드는 가상·증강현실(AR·VR) ▲AI 언플러그드 코딩 등 체험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난해 초·중교 21개 2200여명과 유치원 27개 1000여명에게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5000여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KT와 LG 계열은 지난 6월 충청남도교육청의 ‘2024 수업용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을 두고도 경쟁을 펼쳤다. 178억9141만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종합평점 약 0.7점 차이로 KT 컨소시엄이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충남교육청 사업 외에 KT 컨소시엄은 지난 7월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을 제치고 전남교육청이 발주한 ‘2024년도 학생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전남교육청이 2022년부터 3년간 총 150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것으로, 올해 사업금액은 352억4500만원에 달한다. 2022년엔 KT 컨소시엄이, 지난해엔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그러나 KT가 전남교육청이 필요로 하는 스마트기기 중 60% 상당을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태블릿PC를 납품하기로 하면서 성능·AS 등 중국산 기기 활용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전남교육청이 제품 사양을 문제 삼으며 KT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했다.

◇ LG헬로비전, 광주시교육청 사업 수주

KT 컨소시엄은 지난 6월 광주시교육청이 발주한 ‘2024년 교육용 스마트기기 및 충전보관함 보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LG유플러스 자회사 LG헬로비전 컨소시엄에 밀려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 입찰가격점수에선 10점을 받으며 LG헬로비전 컨소시엄(9.7824점)을 앞섰지만, 기술평가점수에선 LG헬로비전 컨소시엄(84.4025점) 대비 낮은 83.36점을 받으며 종합평점 약 0.8점 차이로 사업을 놓쳤다.

광주시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사업은 2023년 중학생(노트북) 540억원, 고등학생(태블릿PC) 116억원 총 650억원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 사업금액은 276억3003만원이다. LG헬로비전이 본계약을 체결할 경우, 향후 6년간 중학교 96교에 노트북 1만4355대를, 초·중·고·특 321교(3250실)에 충전보관함 3250대를 보급하고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스마트 기기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학생 수 대비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79.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란 점에서 시도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I 디지털 교과서 사업은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의 학습 활동을 분석하고 수준별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공통과목)을 대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국 교육청이 스마트기기 보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부터는 AI 디지털교과서 보급도 앞두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스마트기기 보급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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