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 웃돌아
연초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및 계절적 요인 반영
“손해율 상승세 이어질 경우 보험료 상승 압력 커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달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자 구간에 진입했다. 손보사들의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일각에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보험료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주요 7개 손해보험사(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7%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평균 손해율도 80.5%를 기록하며 80%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9.8%, 작년 1~7월 누적 손해율이 78.1%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손해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지난 7월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손해율이 84.8%로 가장 높았으며 KB손해보험(84.4%), 롯데손해보험(84.0%)도 84%대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뒤이어 현대해상(82.4%), 삼성화재(81.6%), 메리츠화재(81.2%), DB손해보험(80.5%) 순이었다.
손보업계에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78~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모두 80%를 넘었단 점을 고려하면 주요 손보사 모두 손해율이 적자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최근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에는 지난달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차량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손해액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문제는 오는 9월에도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예상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악화될 우려가 높단 점이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손보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2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이미 손보사들의 부담이 커진 데다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손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2.1~3% 인하했고 보험료 인하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되면서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손해액 증가가 예상되며, 여름 휴가철 나들이객 증가로 인한 교통량 및 사고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향후에도 손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자동차보험료 인상 유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에 차량 통행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부문의 손해율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지 1년이 넘었고 차량 통행량이 다시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손해율을 관리한다고 해도 결국 외부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최근 2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한 데다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손해율이 더 악화될 개연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 압력이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손해율 수준이 보험료 인상을 고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던 당시 손해율이 90%를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손해율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