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엠폭스’ 글로벌 확산···국내 확진 환자 '11명'
진단업계, 엠폭스 진단 제품 해외 공급 확대 집중
코로나19 자가키트 수요 늘면서, 실적 반등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외 코로나19를 비롯한 엠폭스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진단업계의 제품 공급이 분주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남아 있는 재고 물량 소진 기회로 작용하고 있고, 엠폭스 진단 제품은 해외 공급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단업계가 전염병 확산에 따른 빠른 제품 공급으로 수익성을 증대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환자가 6주 만에 약 22배로 폭증했고, 엠폭스(MPOX·원숭이두창)는 최근 들어 아프리카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진단은 엔데믹 이후 PCR 검사보다는 자가진단으로 대중적인 검사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진단업계는 기존 보유하던 자가진단키트 물량 위주로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모습이다. 엠폭스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검사 수요가 높아, 수출 위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전염병 확산 추세에 기반해 국내 진단 기업들은 수익성을 강화해 3·4분기 실적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내 진단 업계는 지난 2022년 엔데믹 전환 이후 지난해부터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대표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과 2022년 연간 약 3조원, 씨젠은 2021년 1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코로나 진단 수요가 꺾이면서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국내 엠폭스 제품 공급./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엠폭스 제품 공급./ 표=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이달 들어 국내외 코로나19 변이 재확산에 따른 진단 수요가 높아지면서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유행하는 코로나19는 새로운 변이 KP 바이러스(KP.2, KP.3)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KP.3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서 파생해, 전염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존 코로나19 재고 물량은 다 소진됐고 새로 생산하고 있다”며 “3분기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코로나 재유행으로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발 엠폭스는 유럽에서 동남아, 동아시아로 재확산되고 있다. 엠폭스 1b형은 기존에 유행한 2형보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진단 이후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 만큼 정부는 선제적인 진단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 국내 감염 환자는 11명으로 많지 않다. 따라서 유럽과 동남아 수출 확대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진단 업계의 공통 전략이다.

씨젠의 기존 엠폭스 검사시약을 한 단계 발전시킨 진단제품 2종 ‘노바플렉스 MPXV/OPXV(RUO)’와 ‘노바플렉스 HSV-1&2/VZV/MPXV(RUO)’을 보유하고 있다.

노바플렉스 HSV-1&2/VZV/MPXV(RUO)는 엠폭스 바이러스를 비롯해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4개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 엠폭스 바이러스 1·2형과 올소폭스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기에 알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씨젠 관계자는 “두 제품에 대한 전세계 정부와 협력해 신속하게 시약을 공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엠폭스 진단 제품으로 ‘스탠다드 M10 MPXV’와 ‘스탠다드 M10 MPX/OPX’ 2종을 각국에 공급하고 있다. 엠폭스를 58분 안에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탠다드 M10 MPXV의 경우 최근 수출용 허가를 획득했다. M10 MPX/OPX는 연구용 제품으로 출시했다.

제놀루션은 지난 2022년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검사용 핵산추출 키트 ‘NX Viral DNA Kit’ 개발을 완료했다. 엠폭스 검사용 핵산추출 키트는 인체 시료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핵산(Viral DNA)을 이용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에 사용된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송도 사옥이 완공되면서 엠폭스 진단키트의 생산 능력을 3배가량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엠폭스 재유행에 빠르게 대응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진단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크게 주목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재고 소진을 위해 원가 이하인 개당 200~300원에 키트를 팔기도 한 만큼 초반 마진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엠폭스는 감염세가 코로나19 만큼 폭발적이진 않아 검사 대상이 제한적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엠폭스는 접촉성 감염인 만큼 전파력이 코로나19 만큼 높지는 않다”며 “재유행 초반이었던 이달 초까지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급이 불안정했지만 최근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진단업계가 예전처럼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단 업체들도 엔데믹으로 자가키트 수요가 급락해 재고 물량 소진을 위해 원가보다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자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잡고 늘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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