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험손익 개선···빅3 생보사 중 유일
보장성 보험 중심 보험본업 역량 강화
그룹 장기 안정적 성장 발판 마련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보험업 순이익이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사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보험업에서만큼은 늘었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교보생명은 본업 개선으로 신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했단 분석이다. 회사는 손해보험사 인수 등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상반기 업계 국내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손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1% 감소한 6075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익은 2964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손익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교보생명의 투자손익은 58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71억원)보다 32.4% 감소했다.
반면 부진했던 투자손익과 달리 본업인 보험 관련 실적은 일제히 상승했다. 교보생명의 올 상반기 보험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2% 증가한 30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이 각각 15.9%, 14.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치란 평가다.
교보생명의 실적은 그 동안 본업인 보험업보다 자산운용을 통한 투자손익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보험손익은 투자손익의 절반도 채 안됐다. 그러나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본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이익이 부쩍 늘었다. 2분기 만을 놓고 보면 보험손익은 2017억원으로 투자손익(1735억원)을 훌쩍 상회했다.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증가세다. CSM은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보험사는 CSM 미래예상이익을 계약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계약기간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처리한다. 올해 상반기 교보생명 보험계약마진은 7047억원으로 전년 동기(6597억원) 대비 6.81% 늘었다.
신계약 확대 및 보유 계약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누적 보험계약마진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보험계약마진은 지난해 동기(6조881억원) 대비 0.74% 늘어난 6조133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보험사업에서 성장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교보생명은 기존에 저축성보험에 강점이 있던 회사였지만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보험사업 체질개선 성과는 수입보험료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수입보험료란 일정 기간 또는 일회계연도에 벌어들인 보험료를 의미한다. 교보생명 2023년 말 기준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26.16%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36.89%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보장성 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이 10.73%포인트 늘었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보험업 호실적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업 체력이 강화되면 지주 전환 과정에서 손해보험사 인수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전략을 수립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무엇보다 본업 성장을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앞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존 생명보험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교보생명은 건강보험과 간병보험 등 제3보험 분야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새롭게 선보인 건강보험 상품만 9종류에 달한다. 2023년 같은 기간 건강보험 신규 상품의 3배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하반기에도 건강보험 상품을 다각화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성공적인 금융지주 전환으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고객 니즈에 적합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그룹의 장기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