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2분기 보험이익 늘었지만···CSM 감소
신한도 CSM↓···당국 규제로 신계약 실적 '급감'
계리적 가정값 변경한 점도 CSM 감소 원인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보험영업 부문에서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교보생명, 신한라이프가 올해 2분기에 나란히 부진했다. 미래이익을 뜻하는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역성장'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 규제를 강화하면서 신계약 실적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리적 가정값을 변경한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2분기 개별 기준 보험영업이익은 201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분기 예실차 이익이 752억원으로 1분기 대비 5배 넘게 늘어난 덕분이다. 예실차는 보험금과 사업비에 대해 예상한 금액과 실제 규모의 차이를 의미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교보생명의 보험영업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온다. 2분기 CSM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CSM은 6조1331억원으로 3월 말과 비교해 약 8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분기에도 CSM이 2000억원 넘게 크게 줄어든 바 있다.
CSM은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서 보험사가 상품 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이익 규모를 추산한 수치다. 보험사는 당장의 이익보다 CSM 확대에 더 큰 공을 들인다. CSM은 손해율, 해지율, 사업비율 등 각종 계리적 수치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 추정한 값을 활용해 산출한다. 계리적 가정값이 조정되면 CSM 규모도 변한다.
2분기 동안 새로운 계약을 통해 확보한 CSM이 감소한 탓이다. 교보생명의 2분기 신계약 CSM은 3112억원으로 직전 분기(3934억원) 대비 21% 급감했다. CSM 확보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당국 규제로 인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못한한 결과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월 평균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67억원이었지만, 4~5월의 월평균액은 7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납입 기간이 짧아 매달 내는 보험료가 더 많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둔화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실적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CSM 산출에 활용된 계리적 가정값을 변경한 점도 CSM이 줄어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변액보험 관련 회계처리를 타 보험사완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어 재무제표를 통해 계리적 가정값 변경에 따른 CSM 변화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추정해보면, 먼저 2분기 전체 CSM에 더해지는 부분은 신계약 CSM 3112억원이다. 여기에 기존 CSM에 이자를 적용한(이자부리) 금액과 변액보험 수수료이익도 CSM에 추가된다.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은 2분기에 실제 이익으로 반영한 CSM 1139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2000억원이 넘는 CSM이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깎였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보험영업 부문에서 교보생명의 경쟁자로 떠오른 신한라이프도 부진했다. 신한라이프의 6월 말 CSM은 7조70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67억원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신계약 CSM이 같은 기간 35% 크게 깎였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처럼 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아 상품 판매 실적 자체가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의 2분기 신계약 보험료 실적(연납화보험료)은 직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 신한라이프는 생보사 가운데 단기납 종신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곳 중 하나다.
더불어 계리적 가정치를 조정한 결과 약 3300억원의 CSM이 깎였다. IFRS17 도입 이후 가정치 변동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신한라이프는 금융당국이 보험 회계 처리 관련 새 제도를 도입했던 지난해 3분기에도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그 해 4분기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에 동참해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내려 CSM이 약간 줄었을 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보사들 전체가 단기납 종신 보험 규제로 2분기에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라면서 “더구나 하반기에 당국이 무ㆍ저해지 보험 상품에 대한 해지율 가정을 손볼 것으로 예상돼 단기납 종신보험을 많이 판매한 생보사들은 또 다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