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저축은행 가계대출 2000억원 늘어…증가세 전환
올해 6월 말 저축은행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 2조원 돌파···전년比 25.4%↑
기준금리 인하 시점 가시화로 대출 문턱 완화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연체율 악화로 대출 취급에 보수적이었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중금리대출 등 가계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대출 영업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는 3000억원 줄었으나 7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금리대출 잔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저축은행 업권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은 2조33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587억원) 대비 25.4% 증가했다.
자산 규모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잔액이 지난해 6월 말 93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848억원으로 204.6% 급증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1328억원에서 3229억원으로 142.9% 늘어나는 등 2배 이상 급증했다. 뒤이어 OK저축은행이(1452억원→2550억원) 75.6%, 웰컴저축은행(314억원→503억원) 60.2%, SBI저축은행(4522억원→4989억원) 10.3%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금리대출을 비롯해 가계대출 전반의 신규 취급을 줄여왔다. 그러나 최근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출 영업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5.89%로 집계됐다. 지난 2월 해당 금리가 16.4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0.5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8%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6.55%)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2%포인트 이상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저축은행 차주의 신용위험 지수는 25로 집계됐다. 신용위험지수는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에 대한 금융기관 여신 담당자의 판단을 수치화한 지수다. 한국은행은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 중심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과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건전성 우려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 가시화로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도 이전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보다 대출 영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건전성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우량 고객 중심으로 대출 취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