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기흥점, 매장 내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도입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직원 업무 효율 개선 기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가 기흥점에 처음으로 매장 내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채널 연계) 경쟁력 강화에 나선 이케아는 이번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기존 대비 업무 효율성을 8배 늘리고, 10년간 4000만유로(약 596억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자는 이케아 기흥점의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둘러봤다. 이케아는 이케아 기흥점의 물류 창고 역할을 하는 1만1000㎡(3300평) 규모 중 약 1000㎡(400평)을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공간으로 단장했다. 이케아에 따르면 기흥점에만 1400만유로(약 211억원)가 투자됐다. 기흥점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이케아 기흥점에 자리한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크게 ‘자동화 물류 창고 시스템’과 ‘자동화 포장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주문접수→자동화 물류 창고에서 제품 출고→작업자가 제품을 포장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동→포장 자동화 시스템에서 제품 포장→택배사 인계’ 등 과정을 거친다.
앞서 3월 이케아 리테일 사업을 운영하는 잉카그룹(Ingka Group)은 온라인 주문 배송을 위한 매장 시설 개선, 다양한 고객 접점 테스트 등을 위해 향후 3년간 한국에 약 3억유로(약 4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케아에 따르면 이번 기흥점의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온라인 주문 배송을 위해 기존 매장의 풀필먼트 역량을 강화하는 글로벌 투자 계획 일환으로 진행됐다.
우선 기흥점에 있는 ‘자동화 물류 창고 시스템’은 이케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매장, 일본 도쿄베이 물류센터에 이은 세 번째 도입 사례다. 자동화 물류 창고 시스템은 약 4000개 홈퍼니싱 액세서리 제품을 자동으로 출고한다. 무선 제어 로봇이 큐브 형태의 모듈형 창고 선반 위를 돌아다니며 상품이 보관된 빈을 작업자가 있는 포트까지 운반하고, 빈에 상품을 채우면 주문 수요에 따라 최적화된 위치로 빈을 이동시킨다.
김두중 이케아 기흥점 풀필먼트 매니저는 “기흥점에는 로봇 26대, 작업대 역할을 하는 포트 6대, 빈 1만3699개가 적용됐다”면서 “빈은 총 16층으로 쌓여있고,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에선 주방용품, 패브릭, 봉제인형 등 다양한 홈퍼니싱 액세서리 제품의 택배 배송을 소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동화 포장 시스템’은 잉카그룹의 최초 도입 사례다. 자동화 포장 시스템은 3D 스캐너가 제품의 형태를 측정하면 필요한 크기만큼 골판지를 재단해 상자를 만든다. 이후 봉인, 테이핑, 송장 부착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패브릭, 봉제인형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홈 액세서리 제품을 한 상자에 포장할 수 있다.
수엣 완 이케아코리아 컨트리 커스터머 풀필먼트 매니저는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업무 효율을 높여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직원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픽업했을 때보다 업무 효율성이 약 8배 증가하고 시간당 300개 이상의 박스를 포장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흥점은 하루 약 2000건의 택배 주문을 매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되며, 비용 절감 등으로 이어져 합리적인 가격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고 밝혔다.
정영란 이케아코리아 물류팀 직원은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도입에 대해 “정확성, 배송 효율성이 기대된다”면서 “그간 제품을 분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으나 로봇이 주문 순서대로 제품을 분류해줘 그 과정이 크게 단축됐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매장 내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해 2030년까지 2024년 대비 1.5배 더 많은 택배 주문을 매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케아는 기흥점 자동화 풀필먼트 센터를 기반으로 광명점, 고양점에도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이케아의 전체 매출 중 배송 비중은 2015년 5%에서 지난해 39%로 크게 늘었다. 이커머스 매출 비중은 2018년 4%에서 지난해 21%로 늘었다. 이케아는 내부적으로 올해 50%까지 성장시킬 방침이다.
수엣 완 매니저는 “기흥점은 작은 규모의 제품들 위주로 배송이 이뤄지지만, 광명점은 큰 가구들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규모의 제품들 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강동점과 동부산점에도 풀필먼트를 마련해 지역 거점 물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케아코리아의 실적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케아의 지속적인 매장 출점 전략, 풀필먼트 추가 계획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600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 88%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이케아코리아는 당기순손실 52억원을 내며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제품 가격 인하로 더 합리적인 가격의 홈퍼니싱 제품을 선보이고, 디지털 솔루션 확대, 팝업스토어 오픈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케아를 만날 수 있는 옴니채널을 강화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케아코리아는 매장 내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해 2030년까지 2024년 대비 1.5배 더 많은 택배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주택 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만큼 이케아코리아는 관련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성장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비용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1인 가구의 확대 및 구매 패턴의 변화에 따라 이케아 옴니채널에 집중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