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매출액 증가에도 적자전환
유가·환율 하락 여부 불투명
“고객유치 힘쓸 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적 항공사 실적이 지난 2분기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 실적 전망마저 불투명해 고심이 깊다.
제주항공은 지난 6일 2분기 9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어닝 쇼크’ 수준이다. 여객운송 실적 확대로 매출액이 전년동은(3698억원) 대비 15.7% 증가했지만 지출이 증가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고환율과 물가 상승세로 인해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가 등 비용이 커져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다른 주요 항공사 영업이익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 지난 분기 주요 항공사 영업손익 예측치는 대한항공 4680억원, 아시아나항공 1250억원, 진에어 133억원, 티웨이항공 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본격 열리며 항공업계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환율, 물가 등에 다시 실적 발목을 잡혔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 부진, 고환율, 올림픽 영향 등으로 인한 부진한 업황이 8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하반기 유가·환율 하락? “글쎄”
하반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중동 전쟁 위기로 유가는 상승하고, 고환율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
최근 국적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세에 유류 할증료를 인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발 세부, 다낭 등 1500~1999마일 비행거리 노선에 각각 4만4800원, 4만9900원을 적용했다. 지난달 각각 4만2000원, 4만3900원에서 올랐다.
LCC 중 제주항공도 같은 비행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를 지난달 23달러(약 3만1655원)에서 이달 26달러(약 3만5785원)로 인상했다.
환율 상승세도 항공사 실적에 악영향이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6월 초 1370원대에서 이달 들어 138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와 대선 결과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환율 하락 가능성은 낮단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순외화부채 26억달러를 기록했는데,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외화평가손익 260억원이 늘어난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상반기 중국, 일본 등 주요 수익 노선의 여객 수가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적다”며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해당 노선의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결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국제선 수요는 상반기보다 미미한 폭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 항공사들 수익 확대 고심···서비스 늘리고 신규노선 취항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보다 수익 확대를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 항공사들이 매출원가를 줄이려면 인력 감축, 인건비 인하, 고객혜택·시설 축소 등을 단행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이달 들어 마일리지 적립율이 비교적 높은 좌석 클래스의 종류를 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1일부터 일부 단거리 노선의 탑승 클래스 업그레이드 비용을 인하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탑승 14일 전 국제선 여정을 무제한 무료 변경 가능한 프로모션 적용 기한을 내달 30일 이전 운항 일정에서 12월 31일로 연장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운행 중인 B787-9 2대의 이코노미석을 18석 줄이고 좌석간 간격을 2인치씩 늘려 탑승공간을 확장했다.
일부 LCC들은 신규 노선 취항을 계획 중이다. 제주항공은 시즈오카, 히로시마 등 일본 간선 노선에 이어 오는 10월 27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이어지는 동계 시즌에 인천발 발리·바탐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대형 항공사 2곳의 기업 결합 조건으로 이관받은 유럽 4개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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