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 촉박한 잔금기일에도 500대 1 경쟁률···앞으로 인기사업장 분양 줄이어
주담대 금리 인상 추세에 인기사업장 외에는 청약열기 한풀 꺾일 수도

연내에 분양 예정인 서울 강남3구의 분양 단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연내에 분양 예정인 서울 강남3구의 분양 단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에서 올해 분양한 일반분양 1순위 청약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후분양으로 촉박한 잔금기일을 설정한 사업장조차 500대 1의 경쟁률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수년간 청약 대기수요가 쌓여온 인기 사업장들이 앞으로 줄이어 분양을 진행하는 만큼 치솟은 경쟁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조절에 나서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오른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사업장은 마수걸이 사업장인 메이플자이를 시작으로 총 12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1순위 평균경쟁률은 148.8대 1이다. 경쟁률이 가장 치솟은 곳은 지난달 말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로 평균경쟁률이 무려 523대 1에 달한다. 조합원들은 이미 입주를 마치고 후분양을 진행하는 사업장이어서 잔금까지의 기일이 촉박함에도 시세차익 기대감에 수요는 대거 몰렸다.

하반기에는 수년 전부터 대기수요가 분양만 손꼽아 기다려온 인기 사업장이 다수 공급될 예정이다. 당장 이날은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가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달 중 DL이앤씨가 시공한 강동구 첫 주상복합 겸 하이엔드 주거단지 콘셉의 그란츠 리버파크도 분양에 나선다. 9월에는 서초구 방배동의 대장주로 꼽히는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과 강남구 대치동의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대치 구마을 3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10월 이후부터 연내에는 송파구 잠실진주를 재건축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와 잠실 미성크로바를 재건축한 잠실르엘,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등이 분양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연내에 강남3구에서만 공급되는 물량만도 7000가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이 상승세를 탄 데다 수년 전부터 인기가 있어 대기수요가 많았던 사업장들의 개관이 줄 잇는 만큼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은 가뿐히 기록할 것을 예상한다. 이 같은 청약시장 인기에는 분양가 상승도 한 몫 한다. 원자잿값 급증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공사가 기약없이 늦어지고, 향후 신축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일단 넣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구나 서초구의 경우 자잿값 상승에 분양가까지 3.3㎡당 7000만원 에 육박하지만, 입주를 끝낸 신축 아파트에선 벌써 3.3㎡당 매매 가격이 1억원을 넘는 만큼 분양가가 가장 싸다는 결론에 이르며 청약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조절에 나선 영향이다. 지난달 국민은행은 네 차례, 신한은행은 세 차례 대출금리를 높인 바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0%P 올렸고, 신한은행은 7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P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차익이 큰 지역의 인기 사업장이 아닌 이상 청약열기가 한 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관계자는 “강남권 분양이 몰리면서 만점 통장에 근접한 청약 고점자들의 경쟁률이 치열할 것”이라면서도 “반면 금리인상 추세가 계속된다면 분상제로 시세차익이 큰 아주 인기있는 사업장이 아닌 이상 수도권 지역의 청약열기는 사그라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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