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8% 대폭락 오늘은 3% 상승
미 경기침체 우려···증시 추가하락 가능성
금융당국 규제 강화 움직임도 불안요인
미 연준 결정에 운명 달렸다···'촉각'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케이뱅크가 최근 출렁이는 증시로 인해 고민이 커진다. 케이뱅크는 올해는 상장에 성공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 상장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뱅크의 운명은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손에 달려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80.60(3.30%) 포인트 상승한 2522.15로 마감했다. 전날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이후 바로 상승한 것이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장과 비교해 234.64포인트(8.77%) 크게 떨어졌다. 하락률도 지난 2008년 10월 24일 이후 16년 만에 가장 컸다.
이에 향후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 무엇보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은 국내 증시에 있어 악재다. 7월 미 고용 증가수가 기대에 밑돈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달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일본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반면 전날 하락은 과도했다는 의견도 많다. 미국 경기 지표들이 보여주는 수치는 아직 경기침체를 확신할 만큼 나쁘진 않다는 것이다.
IPO 준비에 한창인 케이뱅크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미 지난해 초 상장에 도전했지만, 증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올해 두 번째 시도하는 만큼 반드시 IPO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또 다른 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IPO 흥행이 절실하다. 투자자들을 많이 모으면 그간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았던 자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계속 하락했다. 과거엔 케이뱅크는 자본이 부족해 영업을 잠정 중단한 적도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대박을 낸 덕분에 지금까지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30%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대출자산을 대거 늘릴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려고 하는 점도 걱정거리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집중하면서 중저신용자대출을 소흘히 한다고 보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규제가 강화된다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 확대가 제한되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면 또 다시 건전성 악화에 직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주담대 확대를 통해 수익 확대와 건전성 관리 모두 챙길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다음 달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증시가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금융시장은 다음 달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 오히려 증시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기 수준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은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에 빅컷을 두 차례 결정할 것으로 본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9월 회의와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각각 0.5%포인트 내리고 12월 회의에서도 연이어 0.25%포인트 하향조정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화가 너무 커 향후 추이를 예상하기 어렵다”라면서 “다만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분명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엔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