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에서 양궁협회와 축구협회 희비 엇갈려
양궁협회, 선수들에 대한 전폭 지원과 투명한 대표 선발로 5관왕 신화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파리 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지상파 3사가 중계한 개막식 시청률이 3%대에 그치며 “올림픽 특수는 옛말”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최근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은 2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시 흥행 불꽃을 살렸다.
이처럼 다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국가 대표 선수들의 호성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 된 한국 양궁의 경우 사상 최초로 5개 종목을 모두 석권하며, 퍼펙트 골드 신화를 이뤄냈다.
한국 양궁 뿐 아니라 사격, 펜싱, 배드민턴 등에서 메달 사냥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응원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선수들 만큼이나 여러 협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포츠 협회 권한은 종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스포츠 발전을 위해 관련 사업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주체다. 또한 선수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선 협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들과 선수들이 응원하는 협회가 있는가 하면 비난을 받는 곳도 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협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스포츠 협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에 불을 지폈다.
앞서 축구협회가 남자 올림픽 출전 불발과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 해임 과정서 발생한 거액의 위약금, 깜깜이 감독 선발 등으로 축구 팬들의 질타를 받은 가운데 배드민턴 협회에 대한 선수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협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졌다.
한국 남자 축구는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단순히 선수들 기량 부족보다도 협회의 감독 선임, 전술 문제, 해외파 선수차출 불발 등으로 인해 패배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협회장 입맛에 맞는 감독 선임과 학연, 지연, 인맥 등으로 자기네들의 잇속만 챙기는 고질적인 악습이 반복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내부고발 등으로 협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협회장이 ‘공은 내가 갖고, 책임은 나몰라라’하는 행태에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대한양궁협회가 재조명을 받는다. 양궁협회는 비교적 호감을 얻었다. 명성이나 과거 성적, 인맥과는 상관없이 현재 성적만으로 선별하는 투명한 국가 대표 선발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자들이 모여 있는 한국에서 오로지 현재 실력만으로 국가 대표를 뽑기 때문에 세계 대회 우승보다 국가 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협회는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했다. 특히 축구협회와 비교되면서 양궁협회가 더 주목 받았다.
이 와중에 정의선 양궁협회장이 공은 선수들에게 돌리고, 뒤에서 물신양면 지원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축구협회와 대비되는 모습에 국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스포츠에서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협회는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대회에서 전부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협회장 감투에 취해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착각은 이제 버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