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 평균 밑돌아
월가 "연준, 11월에도 빅컷 단행할 듯"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 / 사진=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미국 고용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다.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21만5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5000명)에도 큰 폭으로 밑돌았다.

기존에 발표했던 월 별 고용증가 수치도 하향 조정됐다. 지난 5월 고용 증가 폭은 21만8000명에서 21만6000명으로 2000명 내렸고, 6월 고용 증가 폭은 20만6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2만7000명으로 조정됐다. 5∼6월을 합산한 하향 조정 규모는 2만9000명에 달한 것이다.

7월 실업률도 4.3%로 6월(4.1%)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4.1%를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도 넘어섰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6%로, 모두 시장 전망치 대비 0.1%포인트씩 낮았다.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고용지표 발표 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오전 9시 기준 3.8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0.12%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2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증시 개장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주가지수 선물은 전장 대비 1.6%, 나스닥100 지수 선물은 2.3% 하락 거래됐다.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대폭 내릴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 확률을 63%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22%에서 약 40%퐁니트 급등한 수준이다.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도 잇달아 금리 인하 전망을 내놨다. 씨티그룹은 이날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와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9월 회의와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각각 0.5%포인트 내리고 12월 회의에서도 연이어 0.25%포인트 하향조정할 것이라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해서 빅컷에 나서고 이후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11월에도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을 추가했다. 하치우스는 기존 보고서에서 연준이 올해 9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더불어 그는 7월 고용 보고서가 고용시장 약화를 과대하게 포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8월 고용지표마저 악화하면 9월 빅컷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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