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리센츠’ 낙찰가, 매매 최고가 육박
비강남·경기권 경매시장도 활성화

서울 집값 상승세로 인해 경매시장까지 불이 붙는 양상이다. / 사진=시사저널e DB
서울 집값 상승세로 인해 경매시장까지 불이 붙는 양상이다. / 사진=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빠르게 회복하는 가운데 경매시장도 점차 달아오는 분위기다. 송파구 한 아파트는 매매 최고가 수준에 경매 낙찰이 이뤄지는가 하면 비강남권에서도 낙찰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경매가 나오기 시작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59㎡(19층)가 지난달 22일 첫 번째 경매가 진행됐는데 13명이 응찰해 22억3388만원(낙찰가율 254%)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최저입찰가(17억6000만원)보다 4억7000만원을 더 써냈다. 이는 지난달 12일 기록한 최고가 22억5000만원(8층)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하는 잠실 소재 아파트이지만 경매로 낙찰받으면 실거주 의무나 자금조달계획서 등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값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강남권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방증하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강남권에서도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는 물건이 늘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84㎡(28층)는 지난달 29일 경매에 응찰자 21명이 몰리며 감정가(14억8100만원)의 97%인 14억3599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달 31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30일 경매 물건으로 나온 서대문구 남가좌동 ‘디엠씨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5㎡(20층)도 감정가(11억6000만원)보다 2030만원 높은 11억8030만원(낙찰가율 101.8%)에 주인을 찾았다. 해당 평형대 실거래가격(11억7800만~11억8000만원)보다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경매 열기는 경기 지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인기 지역에선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낙찰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경매가 나오고 있다.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동원로얄듀크’ 전용 84㎡(18층)는 지난 29일 9억338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9억5500만원에서 한 차례 유찰돼 70%(6억6850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두 번째 경매에 응찰자 21명이 몰리며 감정가의 97.8%까지 낙찰가격이 올라갔다.

업계에선 집값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서울은 물론 경기도 경매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집값 선행지표인 낙찰가율은 지난달 93.7%로 직전월(92.9%)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2022년 8월(93.7%)과 같은 수준이다. 낙찰가율은 송파구가 105.0%로 가장 높았고 광진구(101.0%)·마포구(100.0%)도 감정가를 넘겼다. 이어 강남구(98.7%), 성북구(95.6%), 성동구(95.4%), 서대문구(95.1%) 등 서울 핵심지역이 높게 나타났으며, 노원구(89.9%), 도봉구(82.4%), 강북구(85.5%) 등 서울 북부도 낙찰가율이 올랐다. 경기도는 낙찰가율이 직전월(87.3%)보다 2.2% 포인트 오른 89.5%로 2022년 7월(92.6%)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과 주요 입지의 아파트 경매 수요가 비강남, 경기권으로 번져나가는 모습이다”며 “신축 아파트가 많고 서울 진입이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가진 지역이 경매시장에서도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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