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상반기 순익 1166억원···전년比 60.6%↑
5개 카드사 중 성장률 가장 높아
대출성 자산 줄이는 대신 신용판매 중심 영업 확대
“국내·해외 취급액 증가 및 연회비 수익 확대로 순이익 성장”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상반기 카드사 전반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나카드가 눈에 띄는 순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신용카드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대에 나선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순익은 총 1조1982억원으로 전년 동기(9549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이 중 하나카드는 순익이 1년 새 60% 넘게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26억원)보다 60.6% 늘어난 액수다.
하나카드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63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524억원) 대비 20.4% 증가했으며 직전분기(535억원) 대비로도 17.9%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현재까지 4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 중 하나은행이 유독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며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린 덕택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수수료 이익은 1644억원으로 전년 동기(881억원) 대비 86.5% 급증했다. 국내 및 해외 취급액이 증가한 반면 카드 모집·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며 수익성을 제고했다.
국내 취급액 증가에는 하나카드의 주력 상품인 ‘원더카드(ONE THE CARD)’와 프리미엄 라인으로 선보인 ‘제이드(JADE)’의 발급 수요 증가가 한몫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원더카드는 업계 최초로 1장의 카드에 모든 혜택을 담아 고객이 자신의 소비생활에 최적화된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개인화 맞춤 상품이다. 올해 1월 출시 이후 약 1년 만에 50만매를 돌파하며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 2월 출시된 프리미엄 상품인 제이드 역시 출시 후 120일 만에 4만매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여행 특화카드인 ‘트래블로그’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해외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하나카드의 올해 6월 기준 개인 고객 해외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은 2조6587억원으로 전년 동월 9904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건전성 관리 부담이 높은 대출성 자산은 줄였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타 카드사들이 대출성 자산을 늘린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조713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41억원) 대비 10.3% 감소했다. 8개 전업 카드사 중 1년 새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곳은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같은 기간 4587억원에서 3364억원으로 26.7% 줄었다. 이는 카드업계 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대출성 자산을 줄이면서 하나카드의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83%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조달비용이 증가했으나 국내 및 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및 모집·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MG새마을금고 및 토스뱅크 PLCC 등을 통한 제휴 채널 확장 및 이용고객 저변 확대에 집중하는 등 진성영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