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제2 전성기 효과?···IMM PE, 에이블씨엔씨 매각 철회
IMM PE, 에이블씨엔씨 ‘기업가치 제고’ 이후 매각 가능성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한때 위기를 맞았던 K-뷰티가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국내 화장품사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일본, 북미 등으로 시선을 돌려 K-뷰티의 제2 전성기를 만들고 있다. 화장품 업황이 개선세로 돌아선 가운데 1세대 K-뷰티 대표주자인 에이블씨엔씨가 매각을 철회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에이블씨엔씨 매각 추진 의향을 철회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어퓨·스틸라·머지 등 국내 로드숍 브랜드들을 운영하는 회사다.
IMM PE는 특수목적법인(SPC)인 리브앤바인을 통해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다. IMM PE는 지난 2017년 회사 창립자인 서영필 전 회장의 보유 지분 25.5%를 1882억원에 인수하고, 이후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총 3900억원을 투입해 총 61.5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IMM PE는 지난 2022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에이블씨엔씨의 지분 매각을 검토해왔다. 에이블씨엔씨는 당시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리프앤바인에게 확인한 결과 최대주주인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지분 매각 및 투자 유치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1월까지도 에이블씨엔씨는 매각 관련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에이블씨엔씨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에게 문의한 결과,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입장을 냈다.
유통업계에선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매각 철회한 이유로 기업가치 제고를 꼽고 있다. 최근 K-뷰티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언급될 만큼 호황기를 맞았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로 반기 기준 가장 많았다. 화장품주도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내년에는 화장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 트렌드에 경쟁력이 적중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한국 화장품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적었다.
에이블씨엔씨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736억원, 영업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14.2% 늘어난 규모다. 실적 개선 배경엔 현재 한샘 대표인 김유진 전 대표의 체질개선, 비용 효율화 등 효과가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가맹점 수를 2018년 267개에서 지난해 91개로 줄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66.9%에서 21.4%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9.7%에서 17.9%로 확대됐고, 수출은 55.8%로 절반 이상을 벌어들였다.
따라서 IMM PE는 당장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IMM PE가 배당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IMM PE는 다른 방식으로 엑시트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관측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회계연도에 371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33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한 데 이어, 기말 배당으로 41억원을 집행했다. 올해도 에이블씨엔씨는 대주주의 매각 검토 철회를 결정하면서 분기 배당으로 주당 103원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6억7946만원이다.
문제는 에이블씨엔씨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올 1분기 부채총계는 889억7052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금및현금성자산(292억2289만원)으로 상환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채비율도 2022년까지만해도 6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98.26%까지 치솟았으며 올해 1분기엔 102.18%로 100%를 넘어섰다.
일단 에이블씨엔씨는 국내외서 자사 주력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페스티벌 618 쇼핑 축제서 브랜드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에서도 에이블씨엔씨는 주력 브랜드 미샤 비타씨플러스 라인의 판매량이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약 240% 늘어났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브랜드 기초제품군의 일본 유통라인을 확대하는 동시에 프라자(PLAZA), 로프트(LOFT), 도큐핸즈, 마츠모토키요시 등 약 2만개 매장에 진출했다.
임준원 에이블씨엔씨 미샤 중국 법인장은 “이번 618 쇼핑 축제 성과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미샤의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의 최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며 현지화된 마케팅을 통해 추가 성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