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스타트업 투자 시장서 1100억원 유치
NPU분야 공개특허 34개, 기술 경쟁력 확보
LG유플러스‧서울대 AI반도체 대학원과 협업

/사진=‘딥엑스(DEEPX)’ 홈페이지
/사진=‘딥엑스(DEEPX)’ 홈페이지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AI) 챗지피티(ChatGPT)와 스마트폰 탑재 AI 등을 중심으로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도 AI기술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AI기업과 달리 특화된 온디바이스(On-Device, 기기탑재) AI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며, 경직된 투자 시장 속에서도 투자 유치를 이어가는 모습이 관측돼 관심이 모아진다.

◇상반기 AI기술 투자 유치액 약 5230억원…“1세대 반도체, 올해 양산 시작”

23일 업계에 따르면, CCTV, 로봇 등 다양한 엔드디바이스(End-Device, 최종 장치)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인 ‘딥엑스(DEEPX)’가 지난 4월 시리즈C 펀딩(Series C Funding)으로 1100억원을 유치하며 국내 스타트업 기업 중 올해 상반기 투자 유치 금액 1위를 기록(‘2024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투자 브리핑’, THE VC)했다.

스타트업 기업 중 시리즈D, 시리즈E 단계를 밟는 경우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시리즈C 펀딩은 스타트업 투자의 마지막 단계로 평가된다.

딥엑스의 투자 유치는 상반기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96% 감소하고, AI기술 분야에 대한 총 투자 유치액이 5230억7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딥엑스의 성공 가도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스타트업 업계의 평가다. 실제 특허정보 분석업체 페이턴트피아(PATENTPIA)에 따르면, 엣지 컴퓨팅용 신경망처리장치(NPU) 분야에서 딥엑스의 공개특허는 34개이고, 269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또 딥엑스는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메모리 저감 기술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할 수 있는 AI반도체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딥엑스의 1세대 반도체 DX-V1, DX-V3, DX-M1, DX-H1는 각각 싱글 카메라‧자율주행‧로봇비전, 다채널 영상 실시간 AI연산, AI추론형 솔루션 등에 특화된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딥엑스는 1세대 반도체 제품들을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해 상용화하고, LLM AI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 내년 프로토타입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올해 ‘익시젠’ 접목 AI반도체 출시…“지속가능경영 모델 구축”

지난 8일 딥엑스는 서울대학교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과 산학협력을 맺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딥엑스는 서울대학교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과 산학협력을 맺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은 청사진 속에 딥엑스는 LG유플러스, 서울대학교 AI반도체 대학원 등과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우선 딥엑스는 LG유플러스와 온디바이스AI 사업에서 sLLM 익시젠을 접목한 AI반도체를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AI반도체로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은 유지하고, 기존 AI반도체 대비 상용화 시간 단축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달 10일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을 각종 디바이스에 적용하고 상용화까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협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B2B, B2C 관련 AI 지원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까지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데이터센터와 엣지 디바이스를 연결할 때 쓰이는 서버용 엣지 NPU 솔루션이 있고, LG그룹 안에는 가전부터 로봇, 자동차 부품, 공작기기까지 있어 LG의 AI모델(파운데이션모델 엑사원·통신특화모델 익시젠)과 저희 NPU를 연동하면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딥엑스는 지난 8일 서울대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과 산학협력을 맺고, 약 100개의 글로벌 기업과 협력 사업을 통해 얻은 최신 AI 알고리즘과 평가 요소에 대한 기술‧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 인공지능 반도체 대학원은 온디바이스먀 반도체 품질 성능평가 플랫폼을 개발하고, 벤츠마크 플랫폼 관련 교육 프로그램 대학 실습교재, 경진대회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과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교재 및 개발 키트 등은 전량 외산에 의존했는데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수준의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교육 과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같은 딥엑스의 협업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딥엑스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성과를 가시화하는 과정인 한편,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