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계 AI 활용 자율제조 구조 주목···산업부, 민관 협력 얼라이언스 출범
데이터 축적·업종별 표준모델 개발 계획···기업 “협업 생태계 협력, 정부 도움 필요”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제조업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AI 자율제조 확산을 위한 민관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향후 2조5000억원을 한 민관 협력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정부는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단 계획인 가운데, 기업들은 AI 자율제조가 자리잡으면 위험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품질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계는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 해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 제조 구조를 주목하고 있다. AI 기반으로 로봇, 장비 등을 제조 공정에 결합해 생산 고도화와 자율화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도 AI 자율 제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AI 자율 제조 전략 1.0을 마련한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구심체로 12개 업종 분과로 이뤄진 AI 자율 제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산업계에서 무려 213개의 후보 과제를 제안해 주면서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는데, 정부는 산업계 수요를 반영해 당초 10개에서 20개 이상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향후 2조5000억원 이상의 민관 자금이 투자돼 제조 공정 최적화 등 제조업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에는 12개 업종의 153개 기업 및 기관이 참석한다. AI 자율 제조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해 업종별 특화 기술에 민관이 합심해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핵심적 공통기술 확보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주요 과제는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추진, 베스트 프랙티스 공유 및 확산, AI 자율제조를 뒷받침할 핵심 기술 확보, 생태계 조성 등 4가지이다. 올해 추진할 프로젝트는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9월 최종 확정한다.
박동일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은 “AI 기반이 되는 데이터 아카이브를 중점 축적하고 업종별 기술 데이터 등을 활용해 표준모델을 개발하겠다”며 “공통 핵심 기술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 현황조사를 통해 구체적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기획, 추진하고, 전문기업 육성도 법안에 반영해 중점 지원토록 하겠다. 국제협력, 법제도 개선 부분도 병행 추진하겠다”며 “범부처 민관이 힘을 모아 첨단 제조강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현대자동차, LG전자, DN솔루션즈, 포스코, 에코프로, HD한국조선해양,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업종 내 AI 자율제조 확산을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은 AI를 통한 생산성과 품질의 개선, 협력업체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AI를 확장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실시간으로 설비와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작업 일정과 자원 배분 등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량,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AI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제품 결함을 자동 감지하고,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면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재민 현대차 상무는 “현재 숙련된 작업자들이 노하우를 기반으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지속적, 안정적으로 품질을 확보하는데 내부적으론 좀 어려움을 겪고는 있다”며 “이런 것들이 데이터가 수집되고 분석 판단이 돼 자동으로 조정된다면, 선행 공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형들까지 조율해서 할 수 있다면 훨씬 안정적으로 품질을 확인, 확보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시영 LG전자 상무는 “실제 조립 현장에 가보면 굉장히 위험하고 빠른 스피드로 작업을 요하는, 사람 손을 많이 써야 하는 공수들이 많이 있다”며 “AI 로보틱스 기술들을 잘 적용해 용접과 같은 위험 공정에서도 위험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기업의 앵커 기업으로서 중소, 중견에 잘 쓰일 수 있도록 특화된 솔루선을 축적해오고 있고, 확산 보급할 준비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이동주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창사 이후 배를 4000척 이상 건조했으나 이중 같은 배가 하나도 없다. 조선은 자동화가 쉽지 않은 업종”이라며 “불황을 겪으며 기술인력 수급이 문제다. 외국인 수급을 통해 해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숙련도 저하로 생산성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궁극적 해결을 위해 AI를 도입한 자율제조 프로세스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선박자율운항부터 생산 자동화까지 상당히 많은 AI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연구, 투자를 하고 있지만,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