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 상장
RISE로 ETF 브랜드명 바꾼 후 처음 나오는 상품
증시 휘청에 AI 투심도 약화···투자자 호응할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KB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브랜드명을 변경한 이후 첫 상품 출시에 나서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랜드명 변경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선 첫 상품의 역할이 중요한데, 공교롭게도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해 투심이 얼어붙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까닭이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오는 23일 미국 AI(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를 상장한다. 이 ETF는 KB자산운용이 ETF 브랜드를 기존 ‘KBSTAR’에서 ‘RISE’로 바꾼 이후 처음 출시하는 상품이다.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다.

브랜드명 변경 이후 첫 신상품이라는 점에서 해당 ETF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통상 최고경영자가 바뀌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며 앞세우는 상품은 변화된 모습과 새로운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그 무게감이 가볍지 않다. 특히나 KB자산운용은 KBSTAR라는 KB금융그룹의 색깔마저 과감하게 뺀 결단까지 한 상태다.

KB자산운용 뒤를 바짝 추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ETF 브랜드 변경 후 내놓은 첫 신상품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9월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바꾸고 같은 해 11월 ‘ACE 글로벌반도체TOP4Plus Solactive’ ETF를 출시했다. 이 ETF는 출시 후 163% 넘게 상승했고 순자산도 4900억원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신상품이 KB자산운용의 약점으로 지목된 해외주식형 ETF라는 점에서도 투자자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KB자산운용의 ETF는 채권과 국내 주식에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해외 주식형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상위 20개 종목 중에 해외 주식형은 4개에 불과하다.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우선 이 ETF는 AI 하드웨어, AI 소프트웨어, AI 서비스·인프라 분야의 대표 기업 등에 분산 투자한다. AI의 전반적인 성장에 대응할 수 있어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경쟁 ETF와는 다른 부분으로 평가된다.

총보수가 낮은 점도 셀링 포인트다. 이 ETF의 총보수는 연 0.05%로 국내 상장된 AI 투자 ETF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출시한 AI 관련 ETF를 살펴보면, 지난달 25일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AI테크TOP10’은 총보수가 연 0.3%다. 이달 16일 상장한 ‘SOL 미국AI전력인프라’의 경우 총보수가 연 0.45%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슈 탓에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VIX)는 최근 일주일 동안 27.47% 급등했다. 시장 리스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미국 AI 관련주는 거품론까지 더해졌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AI가 기대에 걸맞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ETF가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비중 15%)와 엔비디아(15%), 오라클(15%)은 최근 일주일 동안 각각 3.54%, 9.76%, 4.92% 하락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리브랜딩 및 첫 상품 출시 타이밍이 된 셈이다. 

한편 KB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12조490억원을 기록해 12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 9조7222억원에서 24%가량 증가한 것이다. KB자산운용은 국내주식형 32개, 해외주식형 23개, 채권형 26개 등 총 109개 ETF 상품을 운용 중으로, 이번 신상품을 포함하면 ETF 라인업은 110개로 증가하게 된다.

KB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브랜드를 RISE로 변경한 이후 첫 상품 출시에 나서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어떤 호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 사진=KB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브랜드를 RISE로 변경한 이후 첫 상품 출시에 나서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어떤 호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 사진=KB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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