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올 1분기 ‘매출 1위’, 현대리바트에 뺏겨
부동산 거래량 회복···가구·인테리어 업계 2Q 호실적 전망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서 매출 기준 부동의 1위였던 한샘이 올 1분기 현대리바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김유진 대표는 취임 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며 한샘의 흑자 전환을 일구는데 성공했지만 현대리바트에 밀렸다. 주택 거래 시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 속에서 ‘미다스 손’ 김 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주도권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 살아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분기 한샘, 매출 1위 다시 되찾을 듯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샘은 올 2분기 매출 5088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소폭 감소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1년 새 12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리바트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4770억원, 영업이익은 157%나 증가한 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최근 실적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한샘과 현대리바트 최근 실적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가구업계가 모처럼 실적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엔 ‘주택거래 회복’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743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82건으로 2년 9개월 만에 5000건을 넘어섰다.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다. 가구업계 주 원자재로 꼽히는 파티클보드(PB) 가격은 올 1분기 1매당 9211원으로, 전년(9598원) 대비 390원가량 떨어졌다. 중밀도섬유판(MDF)도 1매당 1만9139원으로 전년(1만9988원) 대비 850원가량 낮아졌다.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량, 금리 인하 등의 기대감이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번지면서, 한샘 주가도 점차 회복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샘은 전날 대비 3.64%(2200원) 오른 6만2700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에이블씨엔씨 전략 적용해 한샘 되살리기

한샘 대표직을 맡은 김유진 대표는 과거 에이블씨앤씨 때의 전략을 그대로 한샘에 입히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과거 에이블씨엔씨의 흑자 전환을 일군 것처럼, 한샘 대표로 취임 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 김 대표는 한샘의 경영지원본부와 재무팀의 인력 쇄신을 진행함과 동시에 빠르게 조직효율화에 나섰다. 그 결과 한샘의 지난 2022년, 2023년 매출원가율은 78%로 동일하지만 판관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21.9%로 개선됐다. 이 역시 과거 에이블씨엔씨에서 진행한 조직 재정비와 유사하다. 김 대표는 2021년 에이블씨엔씨의 ‘2개 부문, 10개 본부’ 체제를 ‘1개 부문, 9개 본부’로 통합·축소한 바 있다.

김유진 대표가 에이블씨엔씨와 한샘에서 발언한 것도 유사하다. 에이블씨엔씨가 흑자전환한 직후 김 대표는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고강도 체질 개선을 마친 만큼 불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와 경영효율화 지속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샘 천연가죽 소파 뉴플루드. / 사진=한샘
한샘 천연가죽 소파 뉴플루드. / 사진=한샘

올해 한샘 신년사에서 김 대표는 “높은 할인율, 과도한 마케팅 등 일시적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매출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면서 “원가율 개선과 핵심 상품의 경쟁력 강화로 안정적인 영업 흑자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즉 과거 에이블씨엔씨가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면서 제조원가를 줄여 흑자 전환을 이뤘던 것처럼 한샘도 원가율을 개선해 경쟁력을 확대하겠단 의미로 읽힌다.

◇올해 한샘 전략은 ‘수익성·경쟁력’ 강화

그는 또 “한샘은 회사 설립 이후 수십년간 반복된 부동산 시장의 성장과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면서 “올해 부동산 전망은 긍정적인 예측과 부정적인 예측이 혼재돼 있어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외부 환경을 극복하고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샘 전략은 판매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샘은 리하우스 부문은 부엌과 바스(Bath), 수납 등 리모델링 시장에서 인기가 높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핵심 상품의 라인업, 경쟁력을 강화한단 방침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 시공 운영체계를 개선해 시공의 품질과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홈퍼니싱은 온·오프라인 채널의 연계성과 각 채널의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가며 옴니채널을 구현해 집객과 매출을 높이고, 한샘몰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한샘은 한샘몰 모바일 앱·웹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상품 카테고리를 재정비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고, 각 상품 카테고리의 특장점 등 고객 선택에 도움줄 수 있는 콘텐츠로 대폭 보강했다.

한샘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핵심 상품의 경쟁력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구매와 물류 효율화 등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가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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