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위기감 고조···정부·23개 지자체, 철도연계 관광상품 개발 MOU
인구감소지역 관광명소 방문 철도운임 할인···디지털 관광주민증 확대 추진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관광과 철도를 연계한 지방인구살리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철도를 활용해 인구감소지역 관광명소에 생기를 불어넣겠단 구상이다. 숙박, 관람, 체험 등 관광 비용을 절감할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을 활성화하고, 최대 50%의 철도 운임 할인 혜택을 더해 인구소멸지역의 생활인구 증가를 도모한단 계획이다. 인구소멸지역에 대한 규제 특례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구절벽이 가시화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인구소멸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추산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과반인 51.8%가 소멸 위험 단계에 놓여있다. 51곳이 소멸 고위험 지역, 67곳은 소멸 위험 진입 단계이다.
지방 인구감소는 기업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등 지역 경제 악영향에 교통, 교육, 문화, 상업, 의료 등 인프라 확충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 인구감소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방소멸을 막을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한국철도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 전국 23개 지자체는 이날 서울역에서 인구감소지역 철도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 철도와 연계한 인구감소지역 관광상품 공동 개발과 관광객 유치 홍보 마케팅 협력 강화, 연계 교통 확보 노력 등을 추진키로 했다.
협약에 참여한 지자체는 강원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 태백시, 횡성군, 충북 단양군, 영동군, 옥천군, 제천시, 충남 공주시, 서천군, 전북 익산시, 김제시, 남원시, 임실군, 무주군, 전남 보성군, 장성군, 함평군, 경북 영주시, 영천시, 청도군, 경남 밀양시 등이다.
협약 내용을 보면 철도를 이용해 할인된 가격으로 인구감소지역 관광명소를 방문할 수 있는 자유여행상품과 패키지상품을 오는 8월 1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철도운임 할인율은 총 50%이다. 우선 10% 할인 가격으로 왕복승차권을 구매한 후 해당 관광지에 방문한 사실을 인증하면 다음달에 철도운임 40% 할인 쿠폰을 제공받는다. 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선 구매시 지정된 열차를 이용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고 주요 관광지 곳곳에 부착된 큐알코드를 코레일톡에서 인증하면 된다.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을 활용해 인구감소지역과 철도여행이 연계된 정책을 개발해 생활인구 활성화를 도모한단 계획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3조원 규모의 지역투자활성화 펀드도 내실있게 운영하도록 하겠다”며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규제 특례도 곧 발표해 여러 어려운 생활규제들도 많이 해소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 이용과 철도와의 연계 혜택을 강화한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인구감소지역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숙박, 관람, 체험 등 여행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특색있는 문화관광 명소와 콘텐츠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이를 잘 활용하면 지역 생활인구가 넘쳐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인구감소 지역의 소규모 관광단지에도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관광공사와 철도공사는 지난달부터 디지털 관광주민증과 철도 연계 혜택 행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디지털 관광 주민증을 운영하는 12개 지역(삼척, 영월, 정선, 태백, 단양, 영동, 옥천, 제천, 남원, 임실, 무주, 영주) 인근 철도역을 이용하는 왕복열차 승차권 운임의 10%를 우선 할인한다. 또 해당 열차를 이용 후 디지털 관광주민증 운영지역을 찾아가 실제 혜택지를 방문하면 추후 40% 철도 운임 할인권도 지급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농촌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대중교통 수단과 연계해 농촌관광 거점화 기틀을 마련하고 농촌 방문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농촌관광 투어버스 사업을 추진한다. 농촌관광 투어버스는 농촌관광상품과 해당 지역으로의 이동수단을 연계한 농촌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30%의 교통비 할인을 지원한다. 또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도 발굴한단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즐길 거리를 많이 갖는 것은 농촌이 도시보다 잘할 수 있다. 농촌 관광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좋은 볼거리들이 있어야 하고 연결성이 좋아야 한다”며 “오늘 철도와 농촌이 가까워졌는데 도로와도 가까워지고 여러 분야에서 농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