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출시 9개월만에 KODEX 은행과 순자산총액 ‘초접전’
미래에셋, 카카오뱅크 편입 제외하고 보험주 편입···올해 1월 월배당 도입 후 ‘맹추격’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006년 6월 출시한 이후 18년간 국내 은행주 ETF 시장을 독점해오던 ‘KODEX 은행 ETF’ 가 흔들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상장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가 순자산총액을 빠르게 늘리면서 순자산총액이 역전될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KODEX 은행 ETF와 달리 카카오뱅크를 편입하지 않았고 결국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1월 말부터 월배당도 도입하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끌어모으고 있다.

◇ 출시 9개월 만에 은행주 ETF 1위 등극 ’가시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기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의 순자산총액은 2908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행 ETF의 순자산총액 2980억원과 격차는 72억원에 불과하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17일 상장한 ETF로 출시 이후 순자산총액을 빠르게 늘려왔다.

올해 1월 15일에는 순자산총액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3월 28일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주에 돈이 몰렸던 5월 초에는 일시적으로 순자산총액이 3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2006년 6월 27일 출시 이후 18년간 절대적 1위를 지키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은행 ETF를 겨냥해 출시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 출시 이후 KODEX 은행 ETF의 순자산총액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두 ETF간 순자산총액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의 순자산총액이 3000억원을 넘었던 5월 초 당시 KODEX 은행 ETF의 순자산총액은 700억원 이상 많았는데 불과 2개월만에 격차가 100억원 이하로 좁혀진 상태다.

KODEX 은행 ETF는 단순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은행주를 편입하고 있지만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포트폴리오에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고배당 보험주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KODEX 은행 ETF와 차별화된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8월 상장 이후 장기적으로 우하향하고 있다. 이 덕분에 기준가격 기준 최근 6개월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의 수익률은 41.94%로 KODEX 은행 ETF의 36.77%보다 높다.

여기에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가 올해 1월말부터 분기배당에서 월배당으로 전환한 것도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반면 KODEX 은행 ETF의 경우 매년 4월말을 기준으로 연 1회 배당을 고수했는데 결과적으로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응이 늦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은행주 ETF 경쟁 치열해지나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6년 6월 27일 동시에 KODEX 은행 ETF와 TIGER 은행 ETF를 출시했지만 국내 은행주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의 독주체제가 18년 넘게 지속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독점한 은행주 ETF시장 구도를 바꾸기 위해 2011년 4월 6일 KOSPI200금융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금융 ETF도 상장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가 출시 9개월 만에 KODEX 은행 ETF의 아성을 무너뜨리면서 국내 은행주 ETF 시장에도 격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은행주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향후 투자자들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신규 은행주 ETF 출시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를 상장했다.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는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기존 은행주와 더불어 메리츠금융지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가 카카오뱅크 대신 보험주를 넣었다면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는 카카오뱅크 대신 증권주를 넣은 셈이다.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 역시 월배당 ETF로 8월 1일 첫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