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화 “트럼프 당선되면 전기차 판매 하향 불가피” 분석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공개 지지에 테슬라는 수혜 전망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암살시도 총격에서 목숨을 구하면서 오는 가을 미국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한층 유력해지자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연비규제에 반대하고 있어 미국 내 전기차의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기에 테슬라 밸류체인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 힘 잃은 2차전지株···한병화 “트럼프 시대 전기차 후퇴”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 등 전기차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국내 대표 2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거래일 대비 3.89% 급락한 3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POSCO홀딩스(포스코홀딩스) 역시 1.53% 하락한 3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삼성SDI 역시 0.66% 내린 37만7500원에 장을 끝냈다. 에코프로비엠(-0.66%), 엘앤에프(-3.26%), 포스코퓨처엠(1.65%) 등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전기차 관련 종목들의 약세는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피습에서 살아남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오는 가을 미국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을 맞고도 일어서서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와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넘어진 나약한 바이든의 대비된 모습은 너무나도 씨네마틱하다”며 “비밀경호국의 부실경호 논란까지 더해지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70%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연비규제 철폐를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 내 친환경차인 전기차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의 재임 기간내의 전기차 판매는 추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과거 트럼프 1기 때 연비규제의 사실상 폐지 효과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2년간이나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6월 전기차 판매는 12만대로 전년 대비 3.8% 역성장했으며 순수전기차는 9만7000대로 전년동기대비 5.7% 감소했다”며 “올해 6월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 대수는 71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에 그쳤기에 올해 전기차 판매 추정치 역시 기존 194만2000대에서 177만7000대로 하향했다”고 말했다.
◇ 금리 부담 악재···테슬라는 ‘수혜’ 가능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금리가 높아져 성장주인 2차전지 종목들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법인세 인하를 공약하고 있는데 이는 재정수지 악화를 유발해 미국 정부가 대량의 국채를 발행하게 함으로써 결국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채 10년물 금리가 1.8%에서 2.6%까지 단기 급등한 바 있다.
다만 테슬라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들은 ‘머스크 효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시 일론 머스크가 경제 참모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가 바이든 대비 우월했다는 평가가 나온 지난 1차 미국 대선 방송토론 직후에도 테슬라는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투자한 지역 가운데 미시간과 조지아, 애리조나 등 대부분이 올해 가을 대선에서 경합지로 분류되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