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스 광명’ 계약자에 24K 열쇠 증정
부산 ‘더샵 리오몬트’, 벤츠E클레스 경품
“대형사도 완판 장담 못 해···판촉 경쟁 치열해질 것”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건설사들이 청약 완판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각종 할인을 넘어 계약자에게 고급 승용차나 순금 열쇠를 경품으로 거는 단지도 등장했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자 앞다퉈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수요자 유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에 공급되는 ‘트라우스 광명’은 신규 계약 시 100만원 상당의 24K 황금 열쇠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견본주택에 방문만 해도 제주도 여행권과 로또 복권을 준다. 1차 계약금은 1000만원이고, 20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비를 전액 무상으로 주는 등 혜택도 있다.
트라우스 광명은 광명뉴타운 2구역을 재개발한 곳으로 3344가구 규모 대단지다.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다.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 무순위 청약으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엄궁동 ‘더샵 리오몬트’는 청약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벤츠 E클래스 승용차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벤츠 E클래스의 가격은 7390만~12300만원이다. 여기에 이 단지는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조건까지 내걸었다. 더샵 리오몬트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1305가구 규모 대단지다.
대구 남구 대명동에 GS건설이 공급하는 ‘대명자이그랜드시티’는 계약금을 5%로 낮추고 중도금 60%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시공,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내걸었다. 동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잔금 유예를, 북구 ‘빌리브 루센트’는 계약 축하금을 제공한다. 경북 구미시 상모동 ‘구미상모 e편한세상 트리베뉴’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 시공에 방문 고객에게 제주도여행 상품권을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단지도 완판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분양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평가다. 올해 서울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선 9개 단지에서 688가구를 모집했는데 1순위 청약에 7만2780건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05.대 1을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은 평균 경쟁률이 각각 2.31대 1, 3.87대 1에 그쳤다. 지방은 1.46대 1로 고전했다.
미분양 물량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토부가 발표한 ‘2024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체 미분양 가구 수는 7만2000가구로 6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수도권은 1만4761가구, 지방은 5만7368가구로 지방 미분양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악성 미분양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역시 10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이 2424가구, 지방이 1만806가구로 나타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단지로 찍혀버리면 물량을 털기 어려워지는 만큼 초반부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미분양이 장기화되는 지역에선 판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