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내로 금융지주별 경영전략 회의 개최
상반기 성과 분석 및 하반기 경영전략 재정비
고객 중심과 디지털 혁신 등 미래성장 전략 구체화 방점 예상
3고 현상 및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도입 등 시장환경 급변 대비 전략 논의 전망

4대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일정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4대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일정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7월은 4대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시기다. 상반기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재정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핵심 키워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고객 중심과 디지털 혁신 등 미래성장 전략 구체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내로 금융지주별로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가 본격 개최되는 가운데 각 사의 강점을 내세운 경영 전략이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2일 우리금융지주, 19~20일에는 KB금융지주가 각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비은행 경쟁력 강화 논의 전망···생보사 패키지 인수안도 의제 부상 가능성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핵심 의제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될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최근 인수한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이르면 오는 8월 본격 출범한다. 우리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을 NH금융그룹에 넘긴 지 10년 만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한 비은행 경쟁력 시너지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에 빠르게 정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논의가 이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의 주요 안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얼마나 할 것인지 등도 논의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가 검토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는 생보사 패키지 인수안도 회의 의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 상생금융 화두···비은행 수익성 강화와 디지털 혁신 등 논의 관측

KB금융지주는 오는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주재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의 주제는 아직 미정이나 KB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발표 직전에 열리는 회의인 만큼 2분기 및 올해 하반기 실적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 동안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했던 상생금융이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 회장은 올해 시무식과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 계열사 경영전략회의 등에서 상생금융을 제1과제로 강조한 바 있다. 경쟁과 생존을 넘어 상생과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양 회장의 구상이다.

또한 비은행 수익성 강화와 디지털 혁신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금융권 최초로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할 정도로 디지털 혁신, AI 분야에 갖는 관심이 크다. 앞서 양 회장은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일 경기도 용인 소재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경영전략포럼)를 열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및 부서장 200여명이 참석했다. 진 회장은 디지털혁신과 함께 고객 중심 경영전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정의 정당성 준수와 고객중심 사고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불변의 법칙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상시적인 전략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별도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근 하나은행은 수익성 낮은 기업대출을 정상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며 하반기 전략을 다듬고 있다. 지주 차원에서는 지난해 KDB생명 등 보험사 인수에 의지를 보였던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가 주요 의제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사마다 연초 세운 비전 완수 의지를 다잡는 동시에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과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도입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비한 전략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배임, 횡령 등 사건사고로 얼룩졌던 만큼 이번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각 사별로 내부 결속을 다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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