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점유율 역전 가시권 들자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 출시
서학개미 쏠림에 반년 만에 KB운용과 점유율 격차 3.1%P→0.8%P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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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KB자산운용의 ETF점유율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회사 최초로 파킹통장 ETF인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의 ETF점유율 격차는 지난해말 3.1%P에서 반년 만에 0.8%P까지 감소한 상태다. 순위 역전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퍼트를 내기 위해 파킹통장 ETF를 출시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그룹 계열사에 보험사가 없어 계열사의 자금 밀어주기를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한국투자신탁운용 파킹통장 ETF 성패는 기관 영업과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 점유율 단 0.8%P差···파킹통장 ETF로 ‘역전 스퍼트’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는 상장되어 거래를 시작했다.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회사 최초로 출시하는 파킹통장 ETF다. 만기 3개월 이하 A-등급 이상인 채권 및 A1~A2 등급의 CP(기업어음), CD 등을 편입하며 CD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추구할 계획이다.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는 실물형 ETF로서 DC(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퇴직연금), 개인연금과 ISA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그동안 파킹통장 ETF를 출시하지 않았다. 시장점유율 경쟁을 위해 무의미한 파킹통장 ETF 출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의 지론이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 경쟁사인 KB자산운용은 점유율 수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5월 파킹통장 ETF인 KBSTAR 머니마켓액티브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KBSTAR CD금리 액티브(합성) ETF, 4월말에는 KBSTA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를 출시하며 파킹통장 ETF 3종을 모두 출시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그동안 파킹통장 ETF를 출시하지 않았음에도 KB자산운용과 ETF 점유율 격차는 급속도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말 KB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8.0%,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점유율은 4.9%였지만 전날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7.6%,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점유율은 6.8%로 불과 0.8%P 차이로 좁혀졌다. 순자산총액은 KB자산운용이 11조9629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0조6010억원으로 격차가 1조3619억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은 서학개미들이 좋아하는 미국 테크기업 ETF 라인업을 대거 강화한 전략이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점유율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6.1%에서 6.7%로 0.6%P 급등했다. 지난 6월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순자산총액 증가순위를 살펴보면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등 미국 테크기업 관련 ETF들이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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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쓸어 담은 한투운용···파킹통장 ETF도 성공할까

전날 기준 KB자산운용의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1조5925억원, KBSTAR CD금리액티브(합성)은 4903억원, KBSTAR KOFR금리액티브(합성)은 424억원으로 총 2조1252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를 통해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 규모의 순자산총액만 늘려도 단숨에 ETF 점유율 3위 등극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가 순자산총액을 단숨에 불리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ETF점유율 확대를 위해 파킹통장 ETF 출시에 공을 들인 이유는 보험계열사들이 투자일임 계약을 통해 운용하는 단기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과 달리 보험계열사가 없다.

결국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 ETF의 성공 여부는 기관 대상 영업과 퇴직연금 등 개인투자자들의 호응 여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처럼 보험계열사가 없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파킹통장 ETF를 통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순자산총액이 늘어났다. 전날 기준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3704억원, 히어로즈 CD금리액티브(합성) ETF는 112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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