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충청북도 음성에 4번째 생수 공장 증설 계획
광동제약이 수년째 확보한 삼다수 판권, 내년 만료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지주사 체제를 마련했다. 동원그룹은 최근 10년간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며 수산·식품·포장재·물류 등 4대 핵심사업을 만들어 냈다. 동원그룹은 동원샘물 점유율 확대차 공장 증설을 계획하는 가운데 또 다른 M&A 성과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충청북도 음성에 4번째 생수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4번째 생수 공장 증설 관련 취수 허가를 받았고, 오는 10월까지 건축허가를 받아 연내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동원그룹의 4번째 공장이 가동되면 취수량 기준 국내 생수 업계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생수는 지하수 관리 등을 위해 공장별로 취수량이 정해져 있는 등 엄격히 관리된다. 즉 취수량은 생수 시장에서 중요한 지표다. 국내 생수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업체 간 점유율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국내 생수 시장에서 매출 및 취수량 기준 1위는 광동제약이 판권을 갖고 있는 제주삼다수다. 그 뒤로 아이시스, 스파클, 백산수, 동원샘물 등이 잇고 있다. 닐슨코리아와 각 업체가 추산한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삼다수가 40.3%로 가장 많고 아이시스(13.1%), 쿠팡 자체 브랜드 탐사수(13%), 백산수(8.3%) 등이다. 동원샘물 시장 점유율은 3.2%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동원은 경기 연천, 충북 괴산, 전북 완주에 각 1곳, 총 3곳의 생수 공장에서 연간 3200~3300t의 생수를 생산해왔다. 음성 4공장은 기존 공장별 평균 취수량의 1.5배에 가까운 연 1500t의 취수가 가능하다. 오는 2026년 4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원샘물의 취수량은 5000t 규모로 커지게 될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최근 10년간 굵직한 M&A로 몸집을 키우며 수산·식품·포장재·물류 등 4대 핵심사업을 만들어 냈다. 올해 공정위는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고, 동원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마련한 만큼 또 다른 M&A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8년 미국 내 1위 참치 회사인 스타키스트 인수로 경영 능력을 평가 받았다. 대표적인 동원그룹의 M&A로는 2014년 2750억원을 들여 인수한 동원시스템즈의 종합포장재 회사 테크팩솔루션, 2015년 동원F&B의 온라인 축산유통사 금천 인수(450억원), 2017년 동원산업의 물류사 동부인스프레스 인수(약 4200억원), 2019년 동원산업의 물류포워딩사 BIDC 인수(약 370억원) 등이 꼽힌다.
동원그룹은 2013년 매출 1조4438억원에서 약 10년 만에 8조9486억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도 6배가 증가한 7조7251억원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5조원 이상의 자산총액을 보유한 기업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는 가운데 동원그룹은 올해부터 대기업 집단에 속하게 됐다.
유통업계에선 동원그룹이 내년 시장에 나올 삼다수 판권을 확보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동제약은 12년째 삼다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4년마다 판권을 공개입찰하고 있고 광동제약은 내년 판권이 만료된다.
지난 2021년 삼다수 판권이 시장에 나왔을 때도 유통업체 간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삼다수 판권을 확보하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다수 판권이 시장에 나왔을 당시에도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등이 눈독을 들인 바 있다. 광동제약 역시 오랜 기간 판권을 확보한 만큼 내년에도 판권 사수에 애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동원그룹 관계자는 “삼다수 판권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장 증설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동원그룹이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삼다수 판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동원F&B는 올 1분기 기준 2478억2924만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원산업도 7120억4070만원가량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다.
동원그룹은 2022년부터 HMM,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맥도날드 등 M&A를 시도한 바 있다. 외식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신사업 분야에 나섰던 것이다. 유통업계에서 동원그룹이 자사와 관련 있는 매물이 나오면 M&A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원그룹은 회사와 관련된 매물, 시너지가 예상되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M&A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다수 판권을 확보하면 동원샘물의 점유율을 크게 올리는 동시에 자사 제품의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