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HBM 매출 수억달러, 내년 수십억달러로 확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마이크론이 내년 물량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HBM 부문 매출만 수억달러, 내년엔 수십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HBM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내년 설비투자(캐팩스)에 전체 매출의 30% 중반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산제이 메흐로트는 마이크론 CEO는 2024회계연도 3분기(2024년 3월~5월)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당사의 HBM은 올해와 2025년까지 이미 매진됐으며, 내년엔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에 상응하는 HBM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마이크론은 HBM을 포함한 D램 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의 69%에 달하는 4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며, 평균판매단가(ASP)는 20% 후반 올랐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반영된 HBM3E(5세대)에서 1억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부터 회사는 24GB 8단 HBM3E 양산에 착수했는데, 해당 제품의 매출이 이번 분기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론의 HBM3E 제품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0’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12단 HBM3E 제품의 경우 현재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검증을 진행 중이다. 마이크론은 내년 해당 제품의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매출 증가에 힘입어 내년 설비투자에만 매출의 30% 중반가량을 투입한단 방침이다. 내년 집행하는 캐팩스 대부분이 HBM 관련 설비 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HBM 조립과 테스트 장비, 공장 및 패키징 시설 건설 등에 지원할 계획이며, 특히, 내년 예정된 미국 아이다호 뉴욕 프로젝트 캐팩스에만 전체 예상 캐팩스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 패키징 생산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에 구축 중인 반도체공장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달러 수준에서 400억달러(약 56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에 5조 2000억원가량을 투입해 HBM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산업이 커짐에 따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받으면서 높은 시장 성장세를 이어가는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HBM은 매출 기준 전체 D램 시장의 20% 이상을, 2025년부턴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이크론은 올해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68억 1100만달러, 영업이익 7억 1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8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분기 대비 361%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