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부동산 관련 전문기관 두 곳이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한 곳은 1분기 내림세에 이어 하반기에는 보합을 유지하며 올해 전체로 두고봤을 땐 하락할 것이라고 예고한 반면, 다른 곳에서는 금리하락 및 공급부족에 매매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전문기관들의 전망조차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수요자들은 하반기 주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1일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올 한해 수도권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수요심리는 신생아특례대출 등의 영향으로 개선됐지만, 정책금융 잔액이 충분하지 않고 금리하향 조정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하반기까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1~4월 0.5% 하락세, 하반기에는 0.0% 보합을 기록하며 연간으로 봤을 땐 최종 0.5%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정책금융상품에 의한 유동성 유입과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 논의로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소비자가 많았다”면서도, “다만 절대적 가격수준이 부담스럽고 금리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적을 수 있으며, 전반적인 경기가 둔화돼 하락 전망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택산업연구원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주산연은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방안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수도권은 0.9% 가량 오르며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향 움직임과 경기회복 추세, 공급부족 누적에 따라 올 3월 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 전환에 이어 5월 말부터는 인천·경기의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10월경에는 일자리가 풍부한 지방광역시의 아파트까지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주산연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할 네 가지 요인으로 ▲경제성장률 개선 ▲주택 기본 수요 증가 ▲주택 공급 부족 ▲주담대 금리 하락을 꼽았다.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를 기준으로 올해 2.6% 성장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연간 성장률 잠정치인 1.4%보다 크게 개선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 봤다. 주택 경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금리도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지난해 5.0%에서 올해 3.5~4.5% 정도로 하락했다.
또한 주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세 도달 인구가 올 한 해 74만3000명으로 최근 3년 평균치 대비 7만7000명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면 주택공급은 부족해 그 영향이 누적되는 중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올해 잠정치 기준으로 올해 인허가와 착공 물량은 2017년 이후 5년 간의 평균 대비 30%, 27% 줄어든 38만호, 35만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산연은 하반기 중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지정이 이루어지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기관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시장 참여를 준비하는 이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경기 남부권에서 내집마련을 검토중인 직장인 A씨는 “총선 이후 부동산시장을 부양시킬 정책 발표는 줄었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 전망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량은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610건, 2월 2569건에서 3월(4221건)과 4월(4364건)엔 4000건대로 올라섰다. 5월도 3855건으로 4000건에 근접했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만큼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