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IPO 신청···인도 내 자동차 기업 중 두 번째
인도,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현대차, 연 100만대 체제 구축
정부 지원하에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 중이라 잠재력 높아

/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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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시장 확장에 속도를 낸다. 세계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를 공략해 중국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날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IPO) 관련 예비서류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현대차는 최대 30억달러(한화 4조1370억원)를 조달해 인도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현대차는 2003년 인도 마루티와 일본 스즈키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 이후 자동차 기업으로는 약 20년만에 인도 증시에 상장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차 IPO에 따른 기업 성장을 높게 평가하며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3.95% 오른 28만950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동화 전략도 마련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인도 시장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인도 푸네에 20만대 이상 규모의 신공장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 중이다. 푸네 공장은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했으며, 현대차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설비 개선을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푸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연간 82만대 생산)과 함께 10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아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만 1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해, 핵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지난 1분기 기준 현대차 지역별 판매량을 보면 북미 시장이 28만7000대로 가장 많았고, 인도가 16만1000대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인도 현지 점유율도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같은 현대차의 인도 시장 진출은 중국 시장 부진과도 얽혀있다. 현대차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 이후 중국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현대차와 기아 중국 판매량은 약 110만대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급감하며 지난해엔 24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중국 판매량은 4만8000여대를 기록하며, 인도 대비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현지 전략 차종 및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 인도, 현대차 전동화 전환 핵심 기지로 급부상

인도는 현대차 미래 전기차 사업 핵심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인도 시장에 최소 5억달러(약 6900억원)를 투자하고 3년 내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수입 전기차 관세를 최대 100%에서 15%까지 낮추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는 올 하반기 인도 첫 현지 생산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2030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특히 인도 시장의 경우 중국산 자동차와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분쟁으로 인해 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도 정부에선 중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엔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인도에 약 1조원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획했지만, 인도 정부에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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