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개 기술주 투자 ETF 상장···전체 30% 넘어
월배당에 종목 집중 투자하는 테크 ETF도 나와 ‘눈길’
투자자 관심 점증 속 브랜드 인지도 높일 기회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테크(Tech)’ ETF(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싸고 자산운용사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와 함께 브랜드 경쟁력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된 까닭이다. 배당형 상품이나 특정 종목 위주의 ETF가 나오는 등 차별화 전략도 치밀해지고 있다.

1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ETF 66개 종목에서 기술 섹터에 투자하는 ETF는 20개로 약 3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다양한 섹터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으로, 그만큼 자산운용사들이 공을 들이는 분야라고 해석할 수 있다.

ETF 사업자 중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테크 ETF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금은 테크 시대’를 내세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1일에 상장하는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 ETF를 포함하면 올해 들어서만 6개의 테크 ETF를 출시했다.

기술주 ETF로 인지도를 높였던 신한자산운용 역시 ‘SOL 미국테크TOP10’, ‘SOL 미국테크TOP10인버스(합성)’, ‘SOL 미국AI소프트웨어’,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SOL 반도체후공정’, ‘SOL 반도체전공정’ ETF 등 6종목을 올해 새롭게 내놓았다. 이는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2개씩 출시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이 밖에 액티브 ETF 전문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하나씩 출시했고,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한 NH아문디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도 각각 반도체 관련 ETF를 올해 초 선보인 상태다.

자산운용사들이 테크 ETF 출시에 여념이 없는 배경에는 투자 트렌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인공지능)가 핵심 테마로 떠오르면서 미국의 ‘빅테크’들이 시장을 주도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 상위 5개 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인데 모두 기술주다.   

ETF 수익률도 테크 관련 종목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ETF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1곳을 제외하면 모두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 ETF로 81.04%에 이른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테크 ETF는 투자 수요에 대응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보일 수 있는 섹터인 셈이다.

테크 ETF가 곳곳에서 쏟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차별화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컴 투자 수요에 대응해 기술주에 투자하면서 월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나왔다. 개별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퇴직연금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투자자를 위해 개별 기술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도 등장했다. 

이같이 테크 ETF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술 산업에 영향을 미칠 AI가 투자시장에서 거론된 지는 채 1~2년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산업은 성장 초기 국면으로 관련 트렌드가 지속할 수 있다”며 “좋은 성과로 투자자 관심을 끌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련 ETF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상장분 포함.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번 주 상장분 포함. / 표=김은실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