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이후 투표 결과 발표
20일 집단휴진 가능성 커···서울의대 교수들도 17일부터 파업
한덕수 총리, 의협 발표 전 브리핑 열고 ‘우려’ 전달

지난 4월29일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29일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서울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응급 진료를 제외한 무기한 총파업 실시를 결의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집단 휴진 시행 여부를 발표한다. 정부는 의료계 집단 휴진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로 하면서 강대강 의정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의협회관에서 의대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지난 4~7일 실시한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의협은 투표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 등 두 가지를 물었다. 투표에는 의협 회원 12만 9200여명 중 7만 800명이 참여해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의협 투표 역대 최고 참여율이다.

투표 결과는 이날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의협이 이미 집단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투표자의 과반이 휴진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대정부 투쟁’을 거론하는 등 집단행동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해왔다.

의협은 오는 20일부터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이 집단휴진에 돌입하면 2000년(의약분업), 2014년(원격진료), 2020년(의대증원)에 이어 4번째 집단행동이 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도 오는 17일부터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휴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전공의를 향한 행정처분이 완전히 취소되고 이번 의료 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해당일부터 진료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국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역시 지난 7일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의협 집단행동 방침에 뜻을 모으겠다고 선언했다.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의협, 서울의대 교수들, 전의비 등이 집단 휴진을 강행할 경우 ‘의료공백’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의사 단체들은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이탈 전공의 복귀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복귀 전공의 면허 정지 행정 처분 절차 중단’과 ‘병원의 사직서 수리 허용’이 방안의 핵심인데 이들은 행정 처분 중단이 아닌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낮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의료 인력 확충, 지역 의료 강화,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의료 개혁 과제의 세부 추진계획을 내놓으며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대교수들과 의협의 집단 휴진 추진을 만류할 방침이다.

의사 단체들의 집단행동에 ‘맞불’ 성격의 정부 기자회견이 열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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