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물 풍선 살포 엄중 인식···대비태세·작전기강 확립”
탈북민 단체 대북전단 대응 차원···대북확성기·군사훈련 재개 전망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방부-통일부 공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 사진=연합뉴스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방부-통일부 공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북한의 3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육·해·공군 모든 부대가 휴일인 9일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국방부는 지난 8일 밤 북한의 오물 풍선 남하에 따라 9일 국방부 본부는 물론 모든 부대의 직원 및 장병에게 평일과 같은 정상근무를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 명령은 전날 밤 11시 이후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오물풍선 재살포를 언론을 통해 알린 뒤 전격적으로 내려졌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추가 살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추가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국방부와 전군 차원의 엄정한 대비태세와 작전기강 확립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전날 합참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현재 풍향이 남서풍으로 경기북부에서 동쪽지역으로 이동 중에 있으며, 야간 중 풍향이 북서풍 계열로 예보돼 남쪽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달 28~29일 오물풍선 260여개를 살포한 뒤 이달 1~2일에도 700여개를 날리는 등 약 1000개를 남측으로 보낸 바 있다.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종이 등이 들어있었다. 이 풍선들은 경기와 강원 지역을 비롯해 경남과 전북에서도 발견됐다.

이번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최근 탈북민단체가 잇달아 대북전단을 뿌린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일 국방성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남측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보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 탈북민 단체들은 지난 6일과 7일 경기도 접경지대에서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대북전단 등이 담긴 풍선을 북한에 띄워 올렸다. 이 풍선에는 김정은 정권을 고발하는 전단 20만장, K팝·나훈아·임영웅 노래와 드라마 ‘겨울연가’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5000개, 1달러짜리 지폐 2000장이 담겼다고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두 번째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18년에 남북이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 모든 조항의 효력정지를 결정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복원 준비를 마쳤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상황을 보면서 재개 시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남북 접경지에서 군사훈련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군 당국은 이달 중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 일대 등 남북 접경지역 내 훈련을 재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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