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오는 8월 렉라자 병용요법 신약 허가 결정
유한양행, 렉라자 판매 로열티+마일스톤 수령 기대
증권가 유한양행 목표주가 상향 조정···렉라자 가치 반영
ASCO서 발표된 렉라자 병용요법 피하주사 임상도 주목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가 오는 8월 결정된다. FDA 승인 문턱을 넘으면 국내 매출과 함께 해외 판매 로열티와 단계별 마일스톤까지 확보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유한양행의 양적인 성장과 질적 도약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J&J)에 렉라자를 12억55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은 지난해 말 FDA에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자사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의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 렉라자, 국내 허가 이어 병용요법 FDA 허가 기대감
앞서 렉라자는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2차 치료제로 정식 허가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거쳐 같은 해 10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급여적정성을 인정 받아 올해 1월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쓰이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FDA 허가 여부는 오는 8월 21일 전에 발표될 전망이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이미 단독요법으로 승인을 받은 만큼, 업계는 병용요법의 FDA 허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두 약물의 병용요법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 데이터들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폐암 1차 치료제 병용요법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목되는 점은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한 임상에서 정맥 주사보다 부작용은 줄고, 생존율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기존 정맥 투여 방식은 경구용(먹는 약)인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정맥 주사를 함께 써서 환자 투약했다. 약물 투여 시간에는 약 4시간 이상 소요됐다. 투여 환자의 67%가 주입 반응(IRR) 부작용을 보여 개선할 과제로 지적된 바 있다. 다만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를 병행한 임상에서는 투약 시간이 4시간에서 5분으로 줄었다.
또한 환자 생존율은 높아지고 주입 반응(IRR) 부작용은 감소했다. 정맥주사 제형의 환자 생존율은 51%였다. 피하주사 제형의 경우 생존율이 65%를 기록했다. IRR의 경우 피하주사 제형에서 부작용이 나타난 비율은 13%로 정맥주사 제형(66%)의 5분의 1로 줄었다.
통상 피하주사는 정맥주사보다 환자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계기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투약 편의성, 안전성 측면에서 경구 제형 단독요법인 타그리소가 우위에 있어 시장 침투 속도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었다”며 “그러나 피하주사 제형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설명했다.
◇ 국내 매출만으로도 1000억원 기대
미국 외 지역들에서 렉라자 상업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렉라자는 미국, 유럽,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올해 4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미국에서 신약으로 승인되면 유한양행은 오는 4분기 중 얀센으로부터 6000만달러(한화 약 821억원)의 마일스톤(기술료)을 지급받게 된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매출 목표를 약 6조6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병용요법 승인 후 미국 내 환자 처방 확대로 유한양행이 받을 로열티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렉라자의 국내 매출은 올해 1분기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51억원) 대비 269.9% 증가했다. 급여 확대 효과를 적용하면 올해 렉라자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신규 환자 처방이 늘고 병용요법이 승인되면 유한양행이 제시한 1000억원 판매치 달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 주가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5일 “유한양행의 비소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가치가 올랐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렸다. 유안타증권 역시 목표 주가를 8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ASCO에서 발표한 렉라자+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임상시험 데이터가 파이프라인 가치 상승에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FDA 우선심사가 적용됨에 따라 오는 8월 미국 시장 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유럽과 일본도 병용요법으로 허가가 들어가면서 상업화 국가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