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 갑진년(甲辰年) 2024년이 어느덧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신3고 시대가 본격화된 2022년 하반기 이후 지금껏 약세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금리가 문제였다. 고금리는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투자처 성격상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한 월세(임대료) 수입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더욱 치명적이었다.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2024년 상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약세장에서 시작해 약세장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영업력 부진, 임대료 연체, 공실 증가, 매매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2024년 하반기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당장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및 인하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미국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기준금리, 대한민국 기준금리의 바로미터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상 전 세계의 금리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상품의 속성상 저금리가 매력적이다. 당연히 고금리 시기에는 투자처로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출을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가 태반인 까닭에 고금리 하에서는 임대료를 받아도 대출이자를 차감하고 나면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시점은 5월이 유력했지만, 웬걸!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보다 높다는 이유로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시기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이제는 9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달리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환율 변동, 외국자본 유출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단독으로 기준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금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시장의 침체 분위기도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 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및 인하폭(최소 0.5%포인트 이상인지 여부)이 매우 중요하다. 금리 인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도화선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파트로 대별되는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선행적 회복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금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라기보다는 부동산 경기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실거주목적의 주거용 부동산이 임대목적의 수익형 부동산보다는 상대적으로 경기 및 금리에 덜 민감한 편이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앞서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등에 따르면, 전국(서울 및 기타 수도권, 지방 포함)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 반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 강세·기타 수도권 강보합세·지방 약세 기조는 오히려 예년보다 강화돼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안타깝게도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서울 강세·지방 약세라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의 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하반기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라고도 볼 수 있는 아파트 시장의 지속적 상승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