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힘입어 보험사업 성장세 부각
기존 사업구조 안정성 기반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 확대 전략
지주사 전환이라는 그룹 최대 과제와 관련 깊어···안정성 유지 및 신중한 접근 필요
교보생명 "내년 금융지주사 전환 위해 차근차근 내실 다지기 집중···이와 별개로 비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나설 것"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교보생명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본업인 보험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사업구조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 목표로 하고 있는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수입보험료(보험사가 일정 기간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는 4조5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특히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1조34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27.1%에서 29.8%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무엇보다 수입보험료가 증가한 교보생명과 달리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3.5%(1조59억원) 감소한 28조393억원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은 무려 33.5%(1조6433억원) 감소했고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도 각각 9.2%, 2.1% 줄었다.
보험사별 수입보험료 수익을 놓고 보면 더 극명하게 엇갈린다. 올해 1분기 수입보험료 규모를 살펴보면 교보생명은 4조5141억원을 기록하며 한화생명(3조4348억원)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NH농협생명(2조3613억원), 신한라이프(1조8615억원), 동양생명(1조962억원), KB라이프생명(1조588억원), 미래에셋생명(1조496억원), 흥국생명(618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교보생명의 경우 수익보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면서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에만 3934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7.6%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채권 평가 손익이 일제히 감소했지만 교보생명은 보험 사업 확대 전략을 선택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 것이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암보험과 종신보험 등이 포함되는 전체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배 증가했다. 보장성보험은 보험금을 돌려주지 않을 수도 있는 특성 때문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내 가치평가에서는 저축성보험 대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가 이번 1분기 성과로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교보생명이 기존 사업구조의 안정성 확보와 본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중점을 둔 배경으로 지주사 전환이라는 최대 과제와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주사 전환 추진을 위해서는 손해보험사 인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비해야 하는데 그 초석으로 안정성 유지가 중요하다. 어느 때보다 리스크 발생이 동반되는 공격적 영업 전략을 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사업적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그룹 계열사 중 실적이 압도적인 만큼 지주사 전환에 있어 그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을 제외하고 실적 면에서 핵심 계열사로 꼽을 만한 곳은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정도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2월 지주사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 검토를 지속해왔지만 공식적으로 직접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은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 하에서 현재의 교보생명 중심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의 그룹 성장전략 수립 및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보생명은 2025년 하반기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 과제는 수익성 극대화다. 그룹 핵심 축이자 본업인 교보생명의 경쟁력 강화를 필두로 비보험 분야의 수익성 극대화가 중요하다. 외형 경쟁보다는 내실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목표대로 내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차근차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위해 비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