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노스메드, 파킨슨 치료제 2상 중간 결과 공개 시점은?
연내 기술이전 모색···신규 성장 모멘텀+자본 확충 기대
에이즈치료제 판매 확대···아프리카 공급, 미국 허가 추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카이노스메드가 파킨슨 치료제 미국 임상 2상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파킨슨 신약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면서 재무 건전성 이슈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이노스메드는 미국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파킨슨 치료제 ‘KM-819’ 기술이전과 중국에서 판매 중인 에이즈 치료제 ‘KM-023’ 공급 국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금 실탄을 확보해 상장유지조건을 맞추고 기존 파이프라인 임상 자금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 에이즈치료제 ‘KM-023’ 캐시카우로 안착
카이노스메드는 2022년 중국 상업화에 성공한 에이즈치료제 KM-023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카이노스메드는 2014년 KM-023의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 상업화 권리를 장수아이디에 기술이전했다. 장수아이디에 의해 2022년과 2023년 중국에서 각각 단일제, 단일정복합제가 출시됐다. 이중 단일정(ACC008)은 중국 의료보험 등재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약 13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장수아이디는 KM-023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에 KM-023 판매 권리를 넘기고, FDA 허가 이후 카이노스메드는 로열티 수익의 45%를 수취하는 구조다.
에이즈 치료제가 중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확실한 캐시카우로 등극하자, 카이노스메드는 공급국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카이노스메드에 따르면 에이즈치료제 KM-023 공급을 아프리카로 확대하기 위해 이달 중 비즈니스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 의약품 등록 추진을 위해 국가별 보건당국과 에이즈치료제 인허가 및 유통 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차기 신약으로 준비 중인 파킨슨 치료제 KM-819의 기술이전 계획이 틀어질 경우, 자체 힘으로 2상을 완주해야 될 수 있다. KM-819 미국 임상 2상 비용이 수백억원대로 추산되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파킨슨병 치료제는 미국 임상 2상 Part1a를 마치고 환자 대상 Part1b까지 완료한 상태다. 현재 데이터 확보 마무리 절차에 있다.
카이노스메드에 따르면 이달 아프리카 국가에 에이즈치료제 KM-023 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이 계획돼 있다. 아프리카 지역 의약품 등록 추진을 위해 국가별 보건당국과 에이즈치료제 인허가 및 유통 방안에 대해서 협의할 계획이다.
◇ 지난해 법차손 50% 초과, 자본 확충 시급
카이노스메드가 파킨슨 치료제 KM-819 임상 2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모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KM-819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으로 재무적인 부담이 커지면서다.
KM-819는 2021년 미국 FDA 임상 2상 승인 후 3년째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KM-819는 국내에서 다계통위축증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어, 연구개발비 부담이 가중됐다. 2021년 50억원대에 그쳤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미국과 한국에서 KM-819 임상 2상이 시작되면서 9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는 114억원까지 늘어났다.
2022년부터 에이즈치료제 KM-023의 중국 판매가 시작되면서 로열티 수익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는 있다. 다만 임상 비용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카이노스메드의 KM-023 로열티 수익은 2022년 1억3000만원, 지난해 2억6731억원을 기록했다.
카이노스메드의 연간 영업적자는 2022년부터 매년 160억원을 상회한다. 늘어난 연구개발비에 따른 판관비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누적 결손금은 지난해 1164억원에 육박했다.
카이노스메드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 비율은 2021년 111.13%, 2022년 53.19%, 2023년 96.62%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법차손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 초과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다.
카이노스메드는 지난 2020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했다. 2023년부로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종료된 바 있다. 지난해 이미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한 만큼, 올해는 자본 확충을 통해 이 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카이노스메드가 에이즈치료제 판매국 확대와 연내 파킨슨 치료제 기술이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파킨슨 치료제는 원래 이달 중으로 임상 2상 중간 발표가 예상된다”며 “재무적인 이슈로 자체적으로 임상을 마무리하기보다, 중간 데이터 분석 후 기술이전을 타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는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간 결과를 보고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협의하자는 니즈가 있었다”며 “미국 자회사를 통해 해외에서 투자 유치를 받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