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신약 '레켐비' 식약처 허가
국내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 성장 주목
치매 진단 건수 확대···수혜 기업 관심
피플바이오, 알츠온 판매 시너지 낼까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의 국내 허가로 치매 진단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기술을 보유한 피플바이오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피플바이오가 올해 보릿고개를 버텨내고 레켐비 처방과 치매 진단제품 판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지난달 24일 국내 승인됐다. 레켐비 환자 처방에 앞서 서 치매 진단 검사가 필요한 만큼 진단 시장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됐다. 피플바이오는 레켐비 승인과 함께 치매 조기진단 제품 판매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레켐비는 올해 말부터 국내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비싼 약가로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언급됐다. 식약처는 레켐비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급여 적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레켐비는 미국에선 연간 3500만원, 일본에서는 2700만원에 책정됐다. 한국에서도 이들 국가와 비슷한 범위에서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진단 업계의 수혜도 올해 말부터 부분적으로 적용돼, 보험 급여 이후부터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켐비 국내 허가로 치매 치료제 처방에 앞서 진단 시장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며 “다만 비싼 가격으로 환자 처방이 대폭 확대되기 위해서는 급여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바이오 알츠온 매출액 및 재무구조 현황./ 표=김은실 디자이너
피플바이오 알츠온 매출액 및 재무구조 현황./ 표=김은실 디자이너

연말부터 레켐비가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되면 치매 진단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기업 피플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 혈액검사 조기진단 제품 ‘알츠온(AlzOn)’을 내세워 진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피플바이오의 수익성이 매년 악화되면서 재무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대두된다. 만성 적자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다.

알츠온 국내 매출이 매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피플바이오가 내는 적자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일각에서는 피플바이오가 올해 재무적 위기를 버텨야만 레켐비 승인에 따른 알츠온 판매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알츠온 매출액은 2022년 28억원에서 지난해 4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공급 대상 의료기관은 2022년 110여곳에서 2023년 약 600곳으로 늘어났다. 피플바이오의 연간 매출은 2021년 6억원, 2022년 44억, 2023년 45억원이다. 매출 대부분이 알츠온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업 손실도 확대되면서 만성 적자에 의한 누적 결손금은 올해 1분기 기준 700억원을 돌파했다. 피플바이오의 영업적자는 2021년 72억원, 2022년 117억원, 지난해 15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109억원으로 집계된다. 이중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억원에 그친다.

피플바이오의 연간 지출하는 판관비(연구개발비, 인건비, 광고선전비 포함)는 지난해 기준 167억원이다.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의 유입과 유출을 나타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163억원을 기록했다. 피플바이오의 현금 여력으로는 당장 1년간 영업활동을 유지하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을 최근 3년간 2회 이상 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2020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상장한 피플바이오는 지난해로 3년간 유예기간이 종료됐다.

피플바이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지난 2021년 25.78%에서 2022년 254.24% 급등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음에도 연말 기준 법차손 비율은 50%를 넘어갔다. 피플바이오의 2023년 법차손 비율은 88.32% 기록했다.

영업활동만으로는 대규모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업계는 올해 피플바이오의 수익성 개선과 자본확충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피플바이오 역시 이 같은 재무적 리스크를 인지하고는 연내 자금조달을 추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피플바이오는 지난해 7월에도 4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신주 발행 가격이 하락하면서 조달 규모는 242억원으로 줄었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며 “유상증자로 진행할지, 전환사채를 발행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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