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보관액 108조원 육박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의 이달 미국 주식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은 엔비디아로 집계됐다.
1일 한국예탹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790억1231만달러(약 107조733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월별 기준 최대치다.
올해 1월만 해도 미국주식 보관액은 646억9353만달러(약 89조6000억원)로 700억달러를 밑돌았다. 그러나 2월 721억6138만달러(약 99조9400억원), 3월 748억2886만달러(약 103조6300억원), 4월 725억7570만달러(약 100조5100억원)로 점차 늘었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1위 종목은 엔비디아다.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엔디비아가 110억2797만9960달러로 2위인 테슬라(106억7461만6875달러)와 3억5336만3085달러 차이를 보였다.
보관금액 1위 종목이 바뀐 것은 지난 2020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아마존이 테슬라에 1위를 내준 이후 테슬라가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순매수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테슬라가 1위다. 테슬라 순매수결제금액은 11억7170만3493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엔디비아는 5억8525만5447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MS)(6억1486만1583달러)에 이어 세 번째다.
업계에선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가 급증한 배경엔 ‘현지 증시 활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첫 4만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53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올 들어 나스닥 지수는 12.13%, S&P500 지수는 11.56%, 다우존스 지수는 4.38%나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상승률이 2.59%에 그쳤다.
특히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130% 넘게 폭등한 바 있다. GPU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74.4%에 달한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시장을 장악하고자 고성능 제품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경쟁사 대비 성능과 범용성 측면에서 앞선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세 배 가까이 오르며 시가총액 2조7000억달러로 3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애플과의 시총 차이는 약 2500억달러다.
엔비디아는 2024회계연도(2023년 2월~2024년 1월) 매출이 609억2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5.85%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29억7200만달러, 순이익은 297억6000만달러로 각각 491.21%, 581.32%나 늘었다. 올 1분기(2024년 2월~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1% 증가한 260억달러, 주당순이익은 461.5% 늘어난 6.12달러로 시장예상치를 각각 5.4%, 8.3% 웃돌았다.
증권가에선 엔비디아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저평가 수준이라고 분석한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의 경우 현재 긴축 국면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높은 기저로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성장률도 상향조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