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공개···관련 공시 시작
대신증권 “日 우수기업 선정 29곳 수익률 시장 아웃퍼폼”
“국내에서도 전향적 변화 보이는 개별주로 접근할 필요 있어”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된 가운데 섹터보다는 일부 개별주 위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밸류업 관련 정책을 먼저 도입한 일본 사례를 살펴봤을 때, 이른바 밸류업 ‘모범주’가 시장을 넘어서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밸류업 공시로 불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공개했다. 밸류업 목표 설정부터 이행·평가 등 전 과정을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시하는 내용이 가이드라인에 담겼는데, 상장사들의 공시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밸류업 시대의 투자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인데다 세제지원 인센티브가 있다는 점에서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예고 돼 주요 테마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날 지주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다양한 투자법 중에서도 밸류업 모범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신증권이 대표적으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본판 밸류업 지수인 ‘JPX Prime 150’은 2023년 7월 출시 이후 이달 26일까지 12.8% 상승했지만 이는 같은 기간 니케이225와 TOPIX가 각각 20.7% 상승한 것에 못 미치는 수치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거래소(JPX)가 ‘우수기업’(Best practice)으로 선정한 29개의 기업의 평균 성과는 39.2%로 시장을 크게 앞섰다. 이들 29개사 중 20개 기업은 섹터 지수 대비로도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다. 우수기업은 JPX가 요구한 10개 항목에 대한 공시와 이행에 적극적인 기업들로 뽑혔다.
대신증권은 특히 JPX가 요구한 항목 중에서 ▲투자자 관점에서의 기업 현황 분석 ▲중장기 목표와 실현 방안 설명 ▲경영진과 이사회의 적극적인 주주와의 소통 등 항목이 기업가치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 같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상장사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상장사 중에서 이 같은 요건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12개의 종목을 꼽았다. 이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업종은 증권으로 메리츠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이 포함됐다. 이 밖에 현대차, 삼성화재, LG전자, 크래프톤, SK, KT, 엔씨소프트, CJ, 신세계 등이 일본의 우수기업에 매칭되는 상장사로 분류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실제 이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12개 기업을 추려봤을 때 평균 성과가 코스피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제는 기존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밸류업 수혜주라 평가되는 섹터를 넘어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는 개별 기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