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항공 본사 종합통제센터 및 항공의료센터 리모델링 최초 공개
안전 운항 위해 핵심 시설 재정비···아시아나 통합 후 대비해 기초 강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전경. / 사진=박성수 기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전경.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최근 본사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며,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추후 진행할 아시아나 통합에 대비해 본사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 확대 및 최첨단 시설 구축한다.

또한 최근 엔데믹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항공 여행 수요에 대응해, 안전 운항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핵심 시설도 새로 정비했다.

23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본사 종합통제센터와 정비 격납고, 객실 훈련센터, 항공의료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3일 열린 안전운항 핵심 시설 언론 공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3일 열린 안전운항 핵심 시설 언론 공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이날 행사에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은 지난 1997년 서울 강서구에 새 건물을 짓고 본사를 이전했다”라며 “조양호 대한항공 선대 회장이 항공사 본사는 오퍼레이션(공항) 옆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곳으로 본사를 옮긴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전에도 전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운항 정책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지난 2022년 세부행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안전 문화를 한층 더 강화했다.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안전 정책, 안전위험관리, 안전보증, 안전증진 등을 중심으로 안전문화를 재구축했고, 이밖에도 외부 협력업체 위험관리,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 안전운항 위해 핵심 시설 최신식으로 전환

대한항공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항공 여행에 따라 안전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안전 핵심 시설을 최신화하고 있다.

이 중 종합통제센터(OCC)는 지난해 12월 최신식 설비를 갖춰 새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와 관련 전문가 2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총 3교대로 운영되며 24시간 각종 항공 운항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대한항공은 일 평균 항공기 400여편을 운항하는데 해당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히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비한다.

종합통제관리센터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세계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종합통제관리센터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세계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OCC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띈다. 대형 스크린 중앙에는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오른편에는 김포·인천공항의 지상 트래픽 상황과 램프 운영 현황도 24시간 모니터링 한다.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운항 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 받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긴급 상황시 전화를 통해 운항 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전달 받고 즉각 대응할수도 있다. / 사진=대한항공
긴급 상황시 전화를 통해 운항 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전달 받고 즉각 대응할수도 있다. / 사진=대한항공

OCC 내부에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와 정비지원센터, 탑재관리센터,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 등 총 4개의 센터가 모여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따로 떨어져있던 정비지원센터가 합쳐지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운항관리센터는 항로와 연료, 탑재량, 비행시간을 산출하고, 항공기가 계획대로 운항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운항승무원에게 안전 운항 정보 지원도 가능하며 최적의 항로를 구성해 비행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를 절감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정비지원센터는 운항 중 항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정비 기술을 지원한다. 정비 작업 스케줄을 조정하고 해외 지점에 정비사를 지원하는 업무도 맡는다. 탑재관리센터는 승객 좌석과 화물 탑재 위치를 정하고, 항공기 무게 중심 등을 관리한다. 네트워크운영센터는 항공기 및 운항·객실승무원 스케줄을 관리한다.

임직원 건강관리를 위한 항공의료센터도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시설로 탈바꿈했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는 현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사 업무 특성 및 직종을 고려해 다양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를 들어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승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 의료기관과 연계한 수면다원검사를 지원한다.

승무원이 아닌 직군 직원들 중 지속적인 교대 근무로 인해 수면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에도 해당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임직원 스트레스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매년 임직원들의 마음 건강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검진 대상자를 전직원으로 확대했다. 사내 심리 상담실에서 임상심리전문가 2인이 상주하며 심리 상담을 진행한다.

비행 중 스트레스 사건을 겪은 승무원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관리도 이뤄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 승무원 정신 건강은 안전 운항과도 직결되는만큼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라며 “운항 승무원 심리상태와 음주를 비롯한 생활 습관, 인지 기능 등 정신 건강에 대해 폭넓은 평가와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상 의료 시스템도 가동한다.

◇ 세계 최고 수준 항공기 정비 시설 갖춰

항공산업의 꽃인 ‘항공기’ 정비도 강화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정비 규모와 능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정비 인력만 약 3100명이며 인천과 김포, 부천, 부산에 총 5곳의 정비 격납고 및 엔진 부품 정비 공장을 보유 중이다.

항공기를 정비 중인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항공기를 정비 중인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김포 격납고는 대한항공 본사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길이 180m, 폭 90m의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2개를 합친 크기다. 높이는 25m로 아파트 10층 규모로 대형기 2대와 중·소형기 1대 등 항공기 3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도 김포와 같은 규모의 격납고를 갖추고 있으며, 부산에는 국내 유일 항공기 페인트 격납고를 보유하고 있어 자체 도색작업도 가능하다.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한다. 항공기 이륙 전과 착륙후에 항공기 상태를 항상 점검한다. 덕분에 정시 운항률도 높은 편에 속한다.

보잉이 매년 발표하는 전세계 항공사 실적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99.17~99.84%의 정시 운항률을 기록하며, 전세계 항공사 평균보다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통상적인 정비 외에도 이착륙 횟수별 항공기 엔진·부품 검사 및 부품 교환, 항공기 및 부품 종합 점검 등 체계적인 항공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본사 건물 옆에 객실훈련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 규모다. 실제 상황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잉 747 등 항공기 동체 일부와 똑같은 모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제 항공기과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안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실제 항공기과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안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사진=박성수 기자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신입 및 재직 중인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상에 비상 착륙할 때를 대비해 훈련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해상에 비상 착륙할 때를 대비해 훈련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은 조만간 객실훈련센터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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