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희생자인 류동운·박금희 열사 사연 조명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 회원들의 손을 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 회원들의 손을 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광주 5·18 정신을 기리는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거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으로 기념식을 찾아 참석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5·18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의 폭압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의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5월 9일 제정됐다. 이날 기념식은 5·18 유공자 및 유족 등 2500명이 참석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은 5·18 단체장·유가족·후손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헌화, 분향한 후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1980년 5월 광주의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온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며 "국민 모두 행복한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여야 지도부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의원·당선인들이 정부 인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더불어민주의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 등 야당 의원·당선인도 대기념식에 참석해 열사의 희생을 기렸다.

'오월, 희망이 꽃피다'는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은 국민의례, 여는 공연, 경과보고, 기념공연1, 기념사, 기념공연2,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이어졌다.

이날 기념공연은 학생 희생자인 류동운·박금희 열사를 전남대학교 학생 대표들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1980년 5월 당시 한국신학대학교 2학년이었던 류동운 열사는 비상계엄과 휴교령이 내려지자 광주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왔다가 항쟁에 뛰어들었다. 5·18 초기 계엄군에게 붙잡혀 모진 가혹행위를 당하고 이틀 만에 풀려난 그는 일기장에 '병든 역사를 위해, 한 줌의 재로'라는 글을 남기고 금남로로 돌아갔다.

아버지의 만류에도 항쟁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을 지킨 류 열사는 계엄군의 총격에 숨졌다.

박금희 열사는 1980년 5월 21일 광주기독병원에서 헌혈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춘태여상(현 전남여상) 3학년이었던 박 열사는 방송 차량에서 울려 퍼진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피가 필요합니다'라는 호소를 듣고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마치고 나오던 길에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기념식은 참석자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박근혜·이명박 등 보수 정부 시절 '제창'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논란을 없애고 3년 연속 제창해 의미를 더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후 5·18 단체장들과 유족, 보훈처장 등과 함께 박금희·김용근·한강운 열사 묘소를 참배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의 폭압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의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5월 9일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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