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마을·홍제4 재개발 해제구역·문화마을 일대 통합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추진···최근 주민설명회 개최
서대문구, 사업성 개선 위해 서울시에 종상향 요청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달동네 중 한 곳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일대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대는 김대호 MBC 아나운서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홍제동 개미마을을 비롯해 홍제4 재개발 해제구역 및 공공재개발에서 탈락한 문화마을 일대를 통합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토지주를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동의서를 교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민 설명회도 가졌다.
개미마을은 70여년 전 6·25전쟁 당시 피란민이 인왕산 자락에 모여들며 형성된 판자촌이다. 주민들이 ‘개미처럼 열심히 일하는 주민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2006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이후 여러 차례 개발이 추진됐지만 복잡한 소유관계, 낮은 사업성 등으로 번번이 무산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불량 주택지로 꼽힌다.
최근에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개미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을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 김 아나운서는 개미마을 단독주택을 2억500만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또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주인공이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가기 전에 딸과 함께 살던 곳의 배경이기도 하다.
재개발 관건은 용도지역 변경 여부다. 개미마을과 그 주변은 모두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용적률이 150%로 제한된다. 4층 이하 다세대, 연립, 단독 등 저층 주택만 지을 수 있다. 서대문구는 개별적으로 개발이 어려운 3개 지역을 통합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개발안을 마련했다. 서울시와 이 일대 종상향을 논의하고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개미마을은 화재에 취약하고 석축 붕괴 우려가 있는 등 주거환경개선이 시급한 지역이다”며 “이번에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개미마을 외에 서울에 남은 주요 판자촌 미개발지로는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성북구 정릉동 정릉골 등이 있다. 정릉골과 백사마을은 각각 지난 1월, 3월 자치구에서 재개발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이주와 철거를 준비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재개발을 위한 토지보상 작업에 착수했다. 성뒤마을은 공공 주도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