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트랙서 GLC·GLB의 AMG 버전 시승
실용성·안정감에 강한 주행성능이 조화 이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이 정도일 줄이야, 너무 좋은데요.”
16일 경기 용인시 소재 AMG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된 AMG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데이에 참석한 취재진의 일성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기획한 이번 행사에서 벤츠 고성능 브랜드 AMG의 SUV 모델을 타고 트랙을 달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벤츠 코리아는 AMG 차량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강조하며, 실용적이고 안정감 있는 패밀리카로서 SUV의 다채로운 상품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날 비가 내린 뒤 맑게 갠 이날 오전, 스피드웨이의 레이스 준비구역(패독)에 원 모양의 타이어 자국들이 여러 번 겹친 모양으로 그려졌다. 이날 행사의 각 프로그램을 이끈 전문 안내요원이 벤츠 AMG 신차를 타고 취재진들에게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남긴 자국이다.
벤츠 코리아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AMG GLB 35 4MATIC(이하 GLB), AMG GLC 43 4MATIC(이하 GLC), AMG A 35 4MATIC 세 모델의 시승 기회를 취재진에게 제공했다.
이 중 SUV인 GLB, GLC가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다. 각 모델은 올해 들어 순차 출고 개시된 1세대 부분변경모델, 3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새로운 디자인을 실내외 곳곳에 갖추고 구동력, 주행 효율을 보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춰 개선된 성능을 발휘하는 공통점을 보인다. 벤츠 코리아는 이번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SUV 모델을 시승 차량에 포함시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킬리안 텔렌 벤츠 코리아 제품·마케팅·디지털비즈니스 부문 총괄(부사장)은 “GLB는 실용적인 동시에 안정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GLC는 가장 강력한 4기통 엔진을 장착했다”며 “벤츠 코리아는 고객 각자의 차량 선호도와 운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AMG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GLC, 코너 능숙하게 돌파···“패밀리카 생각 잊어”
가장 먼저 시승한 GLC는 이날 벤츠 코리아가 주요 모델로 앞세운 차량이다. 숙련도 높은 엔지니어가 모든 조립 과정을 전담하는 원맨 원엔진(One Man, One Engine) 생산방식으로 제작해 품질을 보장하는 AMG 2.0기통 가솔린 엔진(M139)이 장착된 것이 특장점이다. AMG 9단 멀티클러치 자동변속기(MCT)가 함께 탑재된 GLC는 이전 모델보다 31마력 강화한 421마력을 발휘한다.
GLC는 전장 4750㎜, 축거(휠베이스) 2890㎜ 등 규모의 제원을 갖춘 중형 SUV로, 국내 시장에서 통상 패밀리카로 분류되는 차급의 모델이다. 하지만 이날 트랙에서 운전해본 GLC는 패밀리카 감성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고 안정적인 구동력을 냈다.
스피드웨이 트랙 특유의 경사진 코너 구간에서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빠르게 꺾어도 차가 한쪽으로 휘청이지 않는다. 또한 코너링하는 동안 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조금씩 밟아도 차가 운전자 의도대로 경로를 잘 유지한다. 탑승자 몸이 시트에 파묻힐 정도로 강하게 발진하지는 않지만, 경쾌한 엔진음과 함께 직선 구간을 내달리는 능력은 일반적인 2.0리터 터보차저 엔진에서 얻기 힘든 경험이다.
이는 구동장치(파워트레인) 뿐 아니라 차량의 주행성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차량의 전고가 1640㎜로 국산 준중형 SUV보다 낮고, 주로 대형 SUV에 장착되는 265㎜ 단면폭의 20인치 타이어가 채택됐다.
◇ GLB, 민첩한 움직임으로 트랙 평정···“아빠 차의 일탈”
GLC보다 짧고 더 높은 키를 갖춰 각지고 튼튼한 모양새를 갖춘 GLB도 이날 트랙에서 ‘아빠 차’ 타이틀을 떼고 질주하며 트랙을 달궜다. GLB는 GLC보다 작은 차체를 갖춘 만큼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대로 차량이 트랙에서 더욱 민첩하게 방향을 선회하고 경로를 수정했다.
구간의 커브가 깊을수록 GLC에 비해 탑승자 몸을 잡아주는 기능이 약해지지만 위화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커브가 끝나고 직선 구간에 도달해 자세를 되찾는 속도는 더욱 빨랐다. 달리는 동안 스티어링 휠이 무게감 있게 돌아가며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하고, 덜컹거림 없이 페달 조작에 따라 차량이 부드럽게 속력을 조절한다.
운전자가 홀로 차량에 탑승해 뻥 뚫린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주차장에 아무 일 없었던 듯 도착해 차량을 세워두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벤츠는 SUV의 실용성, 안정감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동시에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AMG 라인업을 다채롭게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텔렌 부사장은 “AMG는 일상과 퍼포먼스를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