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소액신용대출 증가율 11.8%···3분기 대비 증가폭 줄어
저축은행, 지난해 말 연체율 6.55%···건전성 관리 필요성↑
가계대출 보수적 취급에 소액신용대출도 줄어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잔액 전년 대비 증가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잔액 전년 대비 증가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증가세가 작년 3분기 대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나타내던 연체율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 업권이 가계대출 취급을 축소하면서 소액신용대출도 잔액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중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10억원 이상인 곳은 37개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에서 취급한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004억원으로 전년 말(9841억원)보다 11.8%(1163억원) 증가했다.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10억원 이하인 저축은행의 경우 공시 의무가 없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 대비 소액신용대출 증가율이 14.9%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된 셈이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의 금액을 담보 없이 빌릴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대출 기간은 통상 1~5년 정도로 짧은 편이며 평균 금리는 18%대로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이지만 신청 당일 바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생활자금 용도로 많이 활용된다.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모아·상상인·신한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8379억원으로 전체 소액신용대출의 76.1%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7222억원)와 비교하면 16.0%(1157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 중 OK저축은행의 잔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3614억원으로 2022년 말(2145억원) 대비 68.5% 급증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자산 양수도를 진행하면서 정상채권을 넘겨받았다”며 “자산 양수도를 진행하면서 개인 신용대출의 일부가 소액신용대출로 집계되면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갑자기 늘리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시적 요인으로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한 OK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오히려 2022년 말 5077억원에서 지난해 말 4765억원으로 6.1%(312억원) 줄어들었다. 실제로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한 37개 저축은행 중 절반 이상인 26개 저축은행에서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연체율 악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은 6.55%로 전년의 3.41%에서 3%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취급을 옥죄면서 소액신용대출 잔액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04조936억원으로 전년 말(115조283억원) 대비 9.5%(1조9347억원) 감소했다.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연체율도 2022년 말 10.3%에서 지난해 말 8.3%로 2.0%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취급을 줄이는 추세”며 “대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