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편입·편출 종목 발표···글로벌 패시브자금 수급에 큰 영향력
알테오젠·HD현대일렉트릭·엔켐 편입 vs 카카오페이·한온시스템 편출 후보
KT는 외국인 지분율 상승에 따른 유동비중 축소로 수급 이탈 가능성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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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5월 정기변경(리밸런싱)을 위한 종목변경 발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편입 및 편출 종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패시브자금의 지침 역할을 맡고 있기에 편입 및 편출 여부에 따라 수급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알테오젠과 HD현대일렉트릭, 엔켐을 편입 후보로, 카카오페이와 한온시스템, 강원랜드 등을 편출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KT 주가 역시 MSCI에 따른 수급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 지분율 상승으로 외국인 지분 한도율이 낮아지면서 MSCI 규정상 수급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MSCI 5월 편입·편출 종목 후보는?

14일 MSCI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는 15일 새벽 MSCI 5월 정기리뷰 결과가 발표된다.

MSCI 지수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흐름을 추종하기 위해 MSCI에서 만든 글로벌 주가지수다. MSCI 지수에 신규로 편입되면 해당 종목은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들이 기계적으로 매수해야 하기에 수급상 호재다. 반대로 지수에서 편출될 경우 수급 악화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MSCI는 매년 2월, 5월, 8월, 11월 분기리뷰를 통해 지수 편·출입 종목을 결정하고 해당 월말에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심사기준은 이전달 마지막 10영업일 기준으로 임의의 하루를 선정해 시가총액과 유동주식 비율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이번 5월 정기리뷰 심사기간은 4월 17일부터 30일까지 10영업일인 셈이다. 통상 심사기간 중 첫 번째 영업일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지만 심사기준일에 따라 편입, 편출 여부가 유동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5월 정기리뷰에서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알테오젠, HD현대일렉트릭, 엔켐 등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목 편출입 기준 시가총액 기준 추산치는 3조7000억원, 달러 기준으로는 26억3800만달러를 예상한다“며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알테오젠, HD현대일렉트릭, 엔켐이 시가총액 및 유동 시가총액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MSCI지수 편입으로 알테오젠 1800억원, HD현대일렉트릭 1400억원, 엔켐은 850억원 정도의 수급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과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알테오젠, HD현대일렉트릭, 엔켐의 편입을 전망했다. 다만 고경범 연구원은 엔켐 편입 여부는 확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편출 후보 종목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세 연구원 모두 카카오페이, 한온시스템에 대해서는 편출이 확정적이라고 의견이 일치했다.

김동영 연구원과 권병재 연구원은 강원랜드와 삼성증권 편출도 유력하다고 봤다. 권병재 연구원은 "삼성증권, 강원랜드, 한온시스템은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기에, 카카오페이는 유동시가총액이 기준치를 밑돌면서 각각 편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경범 연구원은 금호석유와 현대건설도 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편출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나 잔류 가능성도 작게 있기에 편출 가능성을 중간으로 예상하고 삼성증권, 금호석유, 현대건설은 편출 후보군에 근접해 있으나 언급하지 않은 이외 종목과 경합 수준이 낮아 잔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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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받는 종목은 엔켐과 KT

이번 MSCI 5월 리뷰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은 엔켐이다. 엔켐은 2차전지 전해액을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4247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낸 회사다. 특히 4분기에는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엔켐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 지침 발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한 납품을 사실상 막으면서 수혜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유튜버 및 리딩방에서 투자자들을 유인해 실적근거 없이 기대만으로 주가를 띄웠다는 지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엔켐이 MSCI 지수에 편입된다면 패시브지수를 역이용하는 투자 방식에 대한 논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역시 편·출입 종목 대상이 아니지만 MSCI 지수변경에 따른 수급 악화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받고 있다.

KT는 통신기업으로 외국인이 절반 이상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종목이다. MSCI는 외국인 보유 한도가 있는 종목에 대해 해외 투자자 매수 가능 주식수를 최대 허용 주식수로 나눈 비율(foreign room)을 적용해 유동 비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김동영 연구원은 ”KT의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 40% 초반대에서 최근에 45.6%까지 올라오면서 KT의 foreign room이 7.0%까지 하락했다“며 ”7.5%의 허들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해당 종목의 적용 유동 비율이 다시 절반으로 낮아지는 조치가 있는데 이번 리뷰에서 KT에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영 연구원은 KT의 MSCI 유동 시가총액적용 비율이 25%에서 12%로 감소하면서 유동 시가총액 역시 2조2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340억원 정도의 패시브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단기 수급이 KT 주가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전망“이라며 ”단기 수급 악재가 해소된 후 매수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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